이세돌 등 바둑 국가대표들은 태릉선수촌에서 무슨 체력 운동을 했을까
2021-11-0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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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앞두고 정식 입촌
새벽훈련은 숙소서 바둑 두기

몸이 아닌 머리만 쓰는 바둑도 엄연한 스포츠 종목이다. 대한바둑협회는 2009년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로 들어갔다. 보급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정체성의 방향을 '체육'으로 튼 것.
그 결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는 바둑 종목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기사(棋士)'에서 '선수(選手)'로 호칭이 변경됐다.
한국은 광저우아시안게임 바둑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거머쥐었다. 이세돌 9단은 단체전 일원으로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기여했고, 시상식에서 직접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 남자팀은 구리, 콩지에, 창하오 등 호화 멤버였지만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당시 대회 개막 전 국내에선 바둑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였다.
1966년 태릉선수촌 설립 이후 바둑선수가 입촌한 것은 처음이었다. 바둑대표팀은 선수촌에 정식 입촌해 3박 4일 간의 훈련을 소화했다.
대표팀은 바둑 훈련은 물론이고 체력훈련과 밸런스 테스트, 도핑테스트도 거쳤다. 당시 이세돌 9단은 체력테스트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서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바둑대표팀은 그때 선수촌에서 어떤 체력 훈련을 했을까. 최근 에펨코리아, 루리웹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에 답이 있다.
해당 글은 티캐스트 E채널 ‘노는언니'의 방송 영상을 갈무리한 것이다.

영상에서 한 출연자는 "새벽 운동할 때 너무 웃겼다"며 "바둑선수들은 숙소에서 오로지 바둑을 뒀다"고 회상했다.
그러자 다른 출연자는 "저는 당구선수여서 격한 훈련을 하지 않아 민망했는데 옆에 바둑선수가 있어 마음에 위안이 됐다"고 맞장구쳤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바둑종목 선수들은 새벽에 뇌 운동(바둑) 함", "바둑은 피지컬보다 멘탈이 중요함", "바둑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한데", "정신력도 체력이 뒷받침해줘야 함"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바둑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퇴출됐다.
한국 대표팀이 직전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휩쓸자, 특정 국가 독식을 우려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극약 처방을 내린 것.
바둑은 아시아에서 한국, 대만, 중국, 일본 정도만 보급된 상태다. 그마저도 대만, 일본은 전력이 떨어지기에 가까운 미래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하긴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