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맞이한 손예진이 들려줄 '서른, 아홉'의 이야기 (종합)

2022-02-1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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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현빈과 결혼+'서른 아홉'은 운명”
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한 멜로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배우 손예진(본명 손언진·41)이 인생의 큰 변곡점을 맞고 '서른, 아홉'으로 돌아왔다.

손예진 / 이하 JTBC 제공
손예진 / 이하 JTBC 제공

16일 오후 2시 JTBC 새 드라마 '서른, 아홉'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상호 감독, 배우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연우진, 이무생, 이태환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족부터) 이태환 김지현 김상호 감독 손예진 연우진 전미도 이무생
(왼족부터) 이태환 김지현 김상호 감독 손예진 연우진 전미도 이무생

연출을 맡은 김상호 감독은 "좋은 대본으로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해서 영광이다. 촬영하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는데, 시청자분들도 보시면서 같은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제작진이 생각하는 서른아홉은 어떤 모습일까.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유영아 작가님은 서른아홉이란 나이를 불혹을 목전에 둔, 긴장감 가득한 나이라고 표현하시더라. 무언가를 이루기엔 이른 것 같고, 새로 시작하기에는 '늦었나?' 싶은 불안정하고 애매한 나이인 것 같다"며 "우리는 그 불안정한 시기를 지내는 세 친구가 한 친구의 큰 사건을 통해 변곡점을 맞이하면서 어떻게 헤쳐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설명했다.

손예진
손예진

tvN '사랑의 불시착' 이후 2년 만에 복귀한 '멜로 퀸' 손예진은 "오랜만에 이렇게 공식석상에 서니까 떨린다. 우리도 오랜만에 만났는데 자료화면을 보니 울컥하더라. 기분이 묘하고 이상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오는 3월 배우 현빈과 결혼을 앞둔 소감도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일로 '서른, 아홉' 제작발표회장에서 뭐라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는데, 배우로서도 개인적으로도 2022년에 너무나 큰 일이 일어나서 운명 같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축하를 많이 받아서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연우진 손예진
연우진 손예진

'서른, 아홉'의 키워드는 공감

손예진이 강남 피부과 원장이자 세 친구의 리더인 차미조 역을 맡았다. 차미조는 사랑이 넘치는 가족과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모난 데 없이 자랐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올곧은 신념과 상대를 배려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아는 현명한 인물이다.

1982년생으로 올해 41세인 손예진은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었다. 가장 적절한 나이에 내가 딱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여러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좀 더 나이가 들어서 '서른, 아홉'으로 돌아왔다.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연우진
연우진

차미조와 동갑내기인 서른아홉 살 피부과 의사 김선우는 연우진이 연기한다. 김선우는 국회의원 출신 아버지 밑에서 풍족하게 자랐음에도 소박한 멋을 알고 소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인물이다.

실제로 올해 39살이 된 연우진은 "대본을 보면서 많이 울고 웃으면서 공감했다. 좋은 감독, 배우들을 만나서 내가 서른아홉으로서 어떻게 좋은 사람, 배우로 거듭날까 고민했는데 현장이 답이더라. 이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서른아홉을 어떻게 맞이해야 겠다'라는 다짐을 굳건히 하고 버킷리스트도 세웠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김선우 캐릭터에 대해서는 "마음은 로맨티시스트인데 표현은 약간 투박하고 촌스럽다. 차미조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달래주고자 각종 이벤트와 사랑을 표현하는데 그 마음들이 순수하고 예쁘다"라며 "나는 그렇지 못하다. 김선호의 삶을 반만 닮아보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차미조에게 했던 각종 이벤트를 나중에 개인적으로 표절해서 인용해 볼까 다짐한 장면이 있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지현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손예진 전미도

손예진-전미도-김지현의 워맨스

'서른, 아홉'은 39살을 맞이한 세 여자의 우정을 그린 만큼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의 워맨스가 예고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손예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미도, 김지현과 실제 절친이 됐다고. 그는 "두 사람과 특별히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는데,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라 이미 그 캐릭터가 돼 있었다"며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호흡이 잘 맞아서 '이럴 수도 있구나' 싶었다"고 케미를 자랑했다.

이어 "전미도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깨물어 주고 싶다. 김지현은 처음에는 차가워 보였다.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알면 알수록 착하고 속 깊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며 "억지로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촬영하면서 서로에게 스며들었다"고 동료들을 칭찬했다.

김지현
김지현
전미도
전미도

10년 전부터 친구 사이라는 전미도와 김지현은 손예진을 향한 팬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전미도는 "손예진 씨 팬이었다. 경험이 없다 보니까 부족한 면이 많았는데 '손 프로, 손 선배' 하면서 손예진 씨한테 많이 가르쳐 달라고 했다. 실제로도 정말 많이 가르쳐 줬다. 그러면서 빨리 가까워진 것 같다. 장꾸미(장난꾸러기 같은 매력을 뜻하는 말)가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지현은 "내가 손예진과 같이 연기를 한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만나보니 너무 아름다웠다"면서도 "진짜 꾸러기 같은 모습이 많다. 촬영할 때도 손 선배가 아이디어를 많이 냈는데, '저렇게 재미있는 사람이었나' 싶었다. 이 드라마에서 그 매력이 더 많이 보일 것 같다"고 극찬했다.

'어떤 워맨스를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자신감 넘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손예진은 "우리는 찐이다"라고 짧고 굵은 한 줄 평을 내놨고, 전미도는 "다른 워맨스 드라마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우리가 제일 나이가 많을 것 같다. 연륜 있는, 농도 짙은 워맨스를 기대하셔도 된다"고 답했다. 김지현은 "현실 워맨스도 있지만 과거 장면들이 좀 나온다. 좀 어려 보이게 분장을 하고 촬영하는데 너무 웃기더라. 그런 장면을 보는 소소한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환
이태환
이무생
이무생

서른아홉의 의미

끝으로 배우들은 저마다 '서른, 아홉'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아직 39살이 되지 않은 이태환은 "내가 아직 20대라 서른아홉까지는 11년이 남았다. 이 작품을 나중에 다시 본다면 새로운 느낌이 들 것 같다. 10년 뒤에 내가 서른아홉이니 그때 선배님들과 마흔아홉을 찍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이무생은 "너무 까마득해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나는 서른아홉에 고민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많이 흔들릴 것 같지만 이렇게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는 말자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우진은 "지금 서른아홉을 지내고 있는데 나름 고민이 많은 나이다. 올해는 버킷리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고 싶다"며 "건강검진도 받고, 순례길을 다녀오고 싶다. 그때 만나게 될 서른아홉의 어떤 분들이 계시다면 반갑게 인사하자"고 제안했다.

김지현은 "처음에 '서른, 아홉'에 캐스팅됐을 때, 만 서른아홉 살이었다. 나의 서른아홉은 드라마 '서른, 아홉'으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전미도는 "나는 서른아홉에 오디션에 도전해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찍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시점이었다. 그 덕분에 이 드라마까지 찍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JTBC '서른, 아홉' 스틸 / 이하 JTBC 드라마 공식 인스타그램
JTBC '서른, 아홉' 스틸 / 이하 JTBC 드라마 공식 인스타그램

끝으로 손예진은 "우리나라는 아홉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는 사실 20대에 배우가 됐을 때 서른 이후 마흔이 될 거라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어느덧 마흔이 넘어갔다"며 나이라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나이가 든다고 성숙해지는 건 아니다. 고등학생 때 떡볶이를 먹었는데 지금도 그렇다. 마음은 이팔청춘이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하루하루 자기에 대해 생각하고 세월을 느끼고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나이에 대한 생각을 피력했다.

JTBC 새 드라마 '서른, 아홉'은 이날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