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 행복했을까”... 구혜선이 쓴 노래, 가사가 심오하다

2022-05-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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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작사·연출까지... 구혜선이 만든 뮤직비디오
의미심장한 노랫말·몽환적 분위기 연출

강렬한 컬러의 원피스를 차려입은 구혜선이 손에 쥐고 있던 하얀 천을 내던진다. 아련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에게선 구슬픔과 원망이 동시에 느껴진다.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I broke up with my boyfriend.'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는 뜻의 문구가 화면에 등장한다.

이하 '행복했을까' 뮤직비디오 / 이하 유튜브, '구혜선 스튜디오'
이하 '행복했을까' 뮤직비디오 / 이하 유튜브, '구혜선 스튜디오'

배우이자 영화감독, 작곡가로 활동 중인 구혜선이 뮤직비디오 한 편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한 속옷 브랜드 광고인데, 구혜선이 직접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등장하는 음악 또한 그가 작곡한 곡으로, 구혜선은 직접 가사를 쓰고 노래도 불렀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구혜선'을 통해 공개된 3분 38초짜리 '행복했을까' 뮤직비디오가 몽환적인 분위기와 의미심장한 노랫말로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자전적 내용을 담은 듯한 가사가 보는 이 마음을 울컥하게 한다.

첫 장면이 지나고 시작되는 노래에서 구혜선은 "우리가 지내 온 시간이 모두 하늘의 기억이 될까. 먼 훗날 저버린 우리는 또 다른 인연이 또 생길까"라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내일이 없다고 오늘도 사랑한다 말했지. 나에겐 오늘만 있어서 마음이 너무너무 조급해졌지.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했을까.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했을까"라고 읊조렸다.

그는 마치 과거를 후회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위 구절을 반복해 노래했다.

그러곤 "이제 와, 이제서야 내가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됐고. 우리가 아닌 우리를, 우리라 말하는 것도 이젠 안 된다"라고 하며 목이 멘 듯 잠긴 소리를 냈다.

노래와 함께 이어지는 화면에선 정처 없이 거리를 떠도는 구혜선 모습과 클로즈업된 그의 얼굴이 교차해 등장한다. 핏기 없는 창백한 피부의 그는 금방이라도 울 듯한 눈망울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흐릿한 초점과 멍한 표정이 공허한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다음 장면에서 구혜선은 어느 바다, 썰물이 지나간 자리에 속옷 차림을 하고 누워있다. '나는 너의 속옷을 돌려주지 않기로 했다(I decided not to return your underwear)'라는 은유적인 문구가 뜨고, 하얀 꽃다발이 화면 가득 비친다.

그 후부터는 한결 가벼워진 표정의 구혜선이 웃음을 되찾고 바다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나타난다. '당신보다 편해요(It's more comfortable than you)'라는 문구처럼 편안한 그의 미소가 시선을 빼앗는다.

이별한 여성의 마음을 담은 이 뮤직비디오는 광고 영상이라기 보다는 짧은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나 이혼의 아픔을 겪은 구혜선의 상황과 오버랩되면서 애잔한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가사를 곱씹으며 여운을 느꼈다. 또 "모든 팬이 당신을 사랑하고 지지한다", "앞으로 꽃길만 걷길"이라는 등 그를 응원하기도 했다.

이하 구혜선 인스타그램
이하 구혜선 인스타그램

뚜렷한 이목구비에 인형 같은 외모로 데뷔 전부터 주목받은 구혜선은 2002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논스톱5'를 시작으로 다수 작품을 통해 배우로 성장했다.

다방면에 재주를 지닌 구혜선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가 하면 2009년, 소설 '탱고'를 출간했다. 그해 동명의 그림 전시회를 열었고, 첫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또 영화사 대표와의 인연으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는데, 첫 단편작인 '유쾌한 도우미'는 제26회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BASFF) 본선에 진출해 관객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구혜선 필름'이라는 영화사를 설립했다.

2016년 배우 안재현과 결혼했으나, 3년 만에 이혼했다.

다음은 '행복했을까' 가사 전문

우리가 지내 온 시간이 모두 하늘의 기억이 될까

먼 훗날 저버린 우리는

또 다른 인연이 또 생길까

나에게 내일이 없다고 오늘도 사랑한다 말했지

나에겐 오늘만 있어서 마음이 너무너무 조급해졌지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했을까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했을까

나에겐 내일이 없다고 오늘도 사랑한다 말했지

나에겐 오늘만 있어서 마음이 너무너무 조급해졌지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했을까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했을까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 정말 행복했을까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했을까

이제 와

이제서야 내가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됐고

우리가 아닌 우리를

우리라 말하는 것도 이젠 안 돼요

유튜브, '스튜디오 구혜선'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