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먹다 남은 피자 싸가면 찌질하고 여자가 싸가면 알뜰한 거냐” (feat. 소개팅)

2022-06-2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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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에 올린 주선자의 글… 소개팅남의 반응 두고 논란
“남자가 이상하다” vs “남자가 싸가도 그렇게 반응할 거냐?”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
소개팅 자리에서 먹다 남은 음식을 싸가는 행동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소개팅남이 소개팅녀가 추잡스럽대요’란 제목의 글이 지난 6월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왔다. 남녀 지인의 소개팅을 주선했는데 먹다 남은 피자를 싸가는 소개팅녀의 행동에 대해 소개팅남이 추잡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내용의 글이다.

소개팅 자리에서 벌어진 일은 글쓴이가 연달아 올린 두 개의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는 남자에게 아는 여자 소개팅해줬어요. 둘이 파스타집에서 만났고 파스타 2인분+피자 이렇게 주문.

먹다 보니 피자가 많이 남았대요. 라지 사이즈 3조각 남았대요. 소개팅 식사 끝나고 카페 가기 전에 여자지인이 피자 3조각 남았으니 남자에게 포장해가라고 했대요. 남자는 괜찮다고 1차 거절. 여자가 그럼 나눠서 각자 포장해가자고 2차 제안. 남자가 2차 거절. 여자가 그럼 자신이 가져간다고 3조각 포장.

둘이 카페 갔다가 헤어짐. 남자지인이 주선자인 저에게 여자가 소개팅에서 남은 음식 싸간다고 별로라고 추잡스러웠다며 말해줬어요. 여자지인에게는 말 안했어요. 그런데 이게 추잡스러운 행동인가요?

여자지인이 통통도 아니고 말랐고 식탐녀도 아니에요. 둘이 뭔가 안 맞아서 남자지인이 그렇겠지만 라지 사이즈 피자 3조각 남은 거 포장해간다고 추잡스럽다니….

솔직히 남자지인이 다시 보여서요. 다른 분들 의견도 궁금해서 글 썼어요.

여자지인도 판 보는지 몰랐어요. 세상 좁네요. 둘이 한참 통화했어요.

여자 쪽 말로는 파스타 먹고 배불러서 피자 안 먹었답니다. 남자분이 혼자 너무 너무 잘 드셔서 피자 포장해가라고 말한 거래요.

남자가 너무 잘 먹던 사람이라... 혼자 피자 다 먹길래... 거절하길래 무안해서 그러나 싶어 ‘나눠서 가져갈까요?’라고 했더니 남자가 여자 보고 가져가라고 직원 불러 포장시켜서 가져왔대요. 남자가 자신이 피자 안 먹었으니 챙겨주는 걸로 생각했대요.

여자지인은 남자가 잘 먹고 대화도 잘 맞고 카페도 가자고 먼저 그러길래 호감형이었다는데

뒤에서 뒤통수 칠 줄 몰랐다고 기분 나빠하네요.

여자지인이 기분나쁘다고 정정 추가글 올려달래서 추가합니다.

누리꾼들은 대채로 소개팅남을 나무랐다.

“소개팅남이 첨부터 소개팅녀가 썩 맘에 안들었나 봐요. 맘에 들면 피자를 싸가는 게 아니라 게걸스럽게 먹어도 복스럽게 먹는다고 했을 걸요. 저 같아도 상대가 맘에 들면 음식 싸가는 걸 알뜰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맘에 안들면 그냥 별로라고 생각했을 듯. 추잡스러운 해동까지는 아닙다. 이 정도면 그냥 상대가 맘에 안 들은 겁니다.”

“본인 보고 들고 다니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남자가 거절해서 남은 멀쩡한 음식 포장해가겠다는데 그게 왜 추잡스럽다라고까지 표현되는 거냐.”

“난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가 이상한데?”

“식당에 사람이 바글바글했나. 나였다면 속으로 ‘음 좀 창피하네’ 하고 다음에 연락 안 하고 말 거 같은데 왜 굳이 주선자한테 연락해서 추잡스럽다고까지 말했지.”

“그런 모습이 싫었다면 그냥 거기서 끝내면 그만이지 뒤에서 추잡스럽다고까지 말하면 안 되죠.”

”소개팅녀가 마음에 안 들면 정확하게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 드는지 이야기를 해야지 타인한테 추잡스럽다뇨.“

하지만 소개팅녀에게 센스가 부족했다고 지적하는 반응도 많았다.

“포장해가라고 해서 쪽팔렸나 보다. 뚱뚱하게 보였을까봐.”

“싸가는 게 나쁜 건 절대 아니지만 소개팅에선 참았어도 좋았을 듯해요. 근데 저런 걸 좋게 보는 남자도 있죠. 그냥 둘이 안 맞는 거예요.”

“안 싸가면 마는 거지 두 번이나 제안하는 건 거지 같지.”

“포장해가는 자체가 솔직히 좀 구차해 보이지 않나. 난 가족들하고만 있을 때 포장한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조차도 포장은 안 한다. 뭔가 가난해 보일까 봐서.”

소개팅남에 대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다음과 같은 지적도 있었다.

“진짜 내로남불 오지네. 남자가 소개팅 자리에서 저렇게 싸가면 ‘거지냐’ ‘찌질하다’ ‘구질구질하다’ ‘추잡하다’라며 온갖 욕을 다 써댔을 거면서.”

남자의 심리상태를 분석한 색다른 시도도 있었다.

“포장까지 해가는 거 보면 ‘쟤가 내가 맘에 안 들어서 저러나’ 싶어 기분 나빠서 남자가 먼저 ‘선빵’을 날린 것 같다.”

home 채석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