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열광 외국인들 “한국이 드라마·K-POP으로 가난한 '실체'를 거짓 포장한다”

2022-09-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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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업로드 4개월만 '좋아요' 수 15만 달성한 구룡마을 영상
외국인 유튜버 한국 가난 콘텐츠에 네티즌 반응 폭발한 이유

최근 외국인 유튜버와 네티즌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콘텐츠가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유튜브 'Slightly Homeless', 'Portillo'
유튜브 'Slightly Homeless', 'Portillo'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시보드'에는 '요즘 외국에서 유행 중이라는 한국 콘텐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네티즌 A씨가 말한 한국 콘텐츠란, 외국인 유튜버들이 한국 대표 부촌 서울 강남구 속 빈민촌으로 알려진 구룡마을에 방문해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자세히 소개하는 영상이다.

앞서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이 퍼지며, 외국 언론에서는 한국의 반지하를 유독 조명하는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부분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영화나 드라마 같은 미디어를 통해 한국 사회를 접해온 외국인들은 이 같은 영상에 열광하고 있다.

이하 유튜브 'Where is Dan'
이하 유튜브 'Where is Dan'

A씨는 "구룡 마을에서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보여서 빈부 격차를 보여주는 구도를 뽑기가 좋다"면서 "그 때문에 외국인 유튜버들이 한국의 빈민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꽤 많이 방문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튜브에 'Guryong village'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많은 외국인 유튜버들이 'Visito el Barrio Oscuro de Corea del Sur, La Villa Guryong(한국의 어두운 거리, 구룡마을 구경)', 'inside Korea's Largest Illegal Slum(국내 최대 불법 슬럼가 내부)', 'The WORST Slum in Seoul(서울 최악의 슬럼가)', 'Exploring South Korea's Most Horrific Slum(한국에서 가장 끔찍한 슬럼가 탐험)', 'The Poorest Neighborhood In South Korea I i can't believe people live like this in Seoul(한국에서 가장 가장 가난한 동네. 사람들이 서울에서 이렇게 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등의 여러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이하 유튜브 'Portillo'
이하 유튜브 'Portillo'

특히 구독자 206만 명을 가진 스페인어권 유튜브 채널 'Portillo'는 해당 영상으로 4개월 만에 '좋아요' 수 15만을 달성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A씨는 "이들이 보여주는 영상에는 재개발이 되지 못해 낙후되고, 21세기 들어서도 연탄 때는 빈민 지역 모습과 그들의 뒤로 비추는 마천루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이 밖에도 한국의 슬럼가를 보여주겠다며 외국인들이 구룡마을을 계속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하 유튜브 'PersianWithAPassport'
이하 유튜브 'PersianWithAPassport'

이어 A씨는 "댓글 반응은 거의 다 비슷하다. 한국이 K-POP으로 보여주지 않는 이면을 (유튜버들이 대신) 보여준다거나, 한국의 미디어에서 보도하지 않는 모습을 알려주는 (유튜버들이) 참 언론인이라는 칭찬이 많다"며 해당 영상들에 달린 외국인들의 실제 반응을 전했다.

또 "'한국이 드라마·영화를 통해 미친 듯이 좋은 모습만 보여주지만 현실은 극심한 빈부 격차의 나라이므로 비참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논리가 대부분의 외국 사람들에게 있는 듯하다"라면서 "한국이 드라마·K-POP을 통해 그 실체를 거짓으로 포장한다는 식의 논리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으로도 퍼져나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하 유튜브 'Slightly Homeless'
이하 유튜브 'Slightly Homeless'

그러면서 "실제로 얼마 전 BBC는 '기생충' 스타일의 집이라며 반지하 관련 뉴스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많은 외국인이 놀랐다"면서 한국의 어두운 현실을 소개하며 잘 만들어진 미디어를 그 예로 드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구체적인 배경과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은 이런 영상들이 한국 네티즌들에게 가져다주는 의문을 짚으며, 한국인들도 외국인 입장에서 다른 나라의 빈민촌 영상을 소비하는 자세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