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2억 빚졌는데 개인회생 나왔다" 글에 난리가 났습니다

2022-10-0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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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330만원인 사람이 2억 대출?”
개인회생 신청 절반이 2030 빚투족

kitti Suwanekkasit-shutterstock.com(왼쪽)과  aof3061-Shutterstock.com
kitti Suwanekkasit-shutterstock.com(왼쪽)과 aof3061-Shutterstock.com

2억원을 빚내 코인(암호화폐·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몽땅 날린 바람에 개인회생을 받게 됐다는 2030 빚투족의 사연이 동정보다는 조소를 사고 있다. 일확천금을 노린 무모한 허영심 때문이 아니다. 주작이나 소설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코인으로 2억 빚지고 개인회생 나왔다'는 글이 올라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로 공유됐다.

디시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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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A씨는 "월급 330만원 받는데 월 변제금 190만원씩 3년만 내면 된다"며 "3년간 총 6800만원 내면, 2억 빚 까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전세금 1억원은 나 가지라더라"는 설명도 달았다.

그는 이어 "빚투하면서 지인 돈, 가족 돈, 담보대출(이용 안 하고) 전세금 빼서 안 쓰고 신용대출로만 했더니 조건 좋게 나왔다"며 "빚투를 할 거면 무조건 신용대출로만 해라"고 조언(?)했다.

금융권에서 2억원을 빌려 코인에 투자했다 말아 먹어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는데 그나마 부담이 덜한 조건으로 개시 결정이 났다는 얘기다.

개인회생이란 채무자가 당장은 빚을 못 갚지만, 정기적인 수입이 있다면 3년~5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상환하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갚을 금액은 법원이 채무자의 자산과 소득을 고려해 정한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려면 가진 재산(청산가치)보다 빚이 많아야 한다.

게시글이 뜨자 누리꾼들의 시선은 먼저 '2억원'이라는 대출액에 꽂혔다.

담보대출도 아니고 신용대출인데 월급 330만원 받는 사람이 어떻게 2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레지던트의사냐?", "월급 330만원이면 대출가능액은 끽해야 몇천만원"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선 "1,2,3 금융권 대출을 풀로 받으면 세전 연봉 5000만원인 사람도 2억 대출이 가능하다"는 반론이 나왔다.

'A씨의 전세 보증금 1억원을 건드리지 않고 보장해준다'는 내용도 수상쩍다는 반응이 나왔다. 전세 보증금 1억원이 있으면 최소한 그것보다는 많이 갚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누스1
누스1

한편 전 세계적인 긴축의 여파로 부동산, 주식, 코인 가격이 폭락하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빚투족'들의 개인회생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대법원에 의하면, 지난 7월 개인회생 신청 건수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개인회생 신청 비율이 54%(836건)나 됐다. 올해 상반기 2030 비율이 47.9%였던 점을 고려하면 6%p 증가한 것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