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지한의 어머니 "밥 먹는 게 죄스러워 입을 꿰매고 싶다"

2022-11-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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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에스코트, 그 골목에 해줬으면”
'입에 밥이 들어갈까 봐 꿰매고 싶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고(故) 이지한(25) 배우의 어머니가 작성한 편지가 공개됐다.

11일 이지한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개된 편지에서 모친은 구구절절 피 맺힌 한을 풀어냈다.

'입에 밥이 들어갈까 봐 꿰매고 싶다’, ‘저를 대신 데려가고 지한이를 돌려달라’, ‘엄마도 따라가겠다’라는 극단적인 표현이 동원돼 팬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하 이지한 인스타그램
이하 이지한 인스타그램

모친은 이지한의 아기 때 사진과 동봉한 편지에서 "너는 태어날 때부터 코가 오뚝하고 잘생겼다"며 "키울 때는 하도 순하고 착해서 이런 애는 20명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가 돼 (드라마 '꼭두의 계절')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네 사진을 머리 맡에 두고 네 핸드폰을 껴안고 잠이 들 때 엄마는 뜨는 해가 무서워 심장이 벌렁벌렁거린다"고 했다.

"네 침대방에 들어가면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며 내 손을 꼭 한 번씩 잡던 내 보물 1호. 너를 내가 어떻게 나보다 먼저 보낼 수가 있을까”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모친은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네 관을 실은 리무진을 에스코트할 때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아니면 ‘이런 에스코트를 이태원 그 골목에 해줬으면 죽을 때 에스코트는 받지 않았을 텐데’라는 억울함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도 죽는 법을 찾을까?" "배고파 밥이라도 들어가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내 입을 꿰매버리고 싶다" "하나님 저를 대신 데려가고 우리 지한이를 돌려주세요" "아들아, 고통 없이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으렴. 엄마도 따라갈 테니까"라고 넋두리를 읊으며 괴로워했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이지한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참여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19년 '오늘도 남현한 하루'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선보였다.

최근 MBC 새 금토드라마 '꼭두의 계절'을 촬영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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