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한국 축구팬들 낯 뜨겁게 만들 쓴소리 던졌다

2022-12-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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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한국서 최고 인기 스포츠 아냐” K리그 관심 당부
“대표팀보다 개개인 응원 문화” 팀 전체에 대한 관심 당부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 최초로 4년 이상 팀을 지휘해 57경기 35승을 거두며 최다승 기록을 세우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한축구협회(KFA)와 계약이 종료됐다. / 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 최초로 4년 이상 팀을 지휘해 57경기 35승을 거두며 최다승 기록을 세우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한축구협회(KFA)와 계약이 종료됐다. / 뉴스1
한국에 월드컵 16강을 선물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조국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그는 함께 대표팀을 이끈 최태욱, 마이클 김 코치와 박경훈 전무 등 축구협회 임직원과 포홍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다 울컥하는 모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시울이 붉어진 벤투는 눈물을 감추려는 듯 황급히 출국장으로 향하다 출국 게이트 앞에서 끝내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며 사상 두 번째의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지휘했다.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빌드업 축구'를 대표팀에 이식하는 뚝심을 통해 한국 축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공식 SNS에 남긴 작별 인사에서 "대한민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항상 제 마음속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덕장인 벤투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을 자식처럼 챙기고 팬들과도 소톨하게 소통해 ‘벤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한국 축구에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과감하게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이 한 말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이데일리에 따르면 해외 취재진이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한국 팬들이 열렬하게 응원한 사실을 언급한 후 벤투 감독에게 한국 축구팬들과의 관계가 어떤지 물었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팬들은 대표팀과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해준다”고 답했다. “다만 한국에서 축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는 아니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월드컵 등 대형 경기에만 관심을 쏟고 K리그는 상대적으로 박대하는 한국 축구환경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말이다. K리그에도 평소 관심을 가져달라는 애정 어린 조언인 셈이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의 몸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K리그 현장을 누비며 K리그 현실을 목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말에도 ‘뼈’가 들어 있었다. 마이데일리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대표팀 전체보다 선수 개개인을 응원하는 문화도 있다. 저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전체 집단을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다. 개인적인 면은 제치고 팀 전체를 고려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2차례 친선 A매치를 치를 당시 출전시키지 않은 이강인을 향해 관중들이 ‘이강인!’을 연호할 때 뭔가 느낀 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팀 전체보다 특정 선수의 출전 여부에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는 팬문화를 꼬집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