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이 SM서 입지가 줄어든 건…'중국인 멤버'가 문제였다

2023-02-12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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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내부에서 '중국인 멤버'에 대한 의문 표해
이수만이 중국에 대한 강한 의지 내비치며 여론 잠재워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퇴진 후 SM엔터테인먼트에서 내분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그의 중국에 대한 의지가 부정적 여론을 조성시켰다는 의견이 나왔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은 지난 3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SM 3.0' 시대로의 도약을 알렸다.

SM타운 / WhyStudio, Shutterstock.com
SM타운 / WhyStudio, Shutterstock.com

'SM 3.0'에 따르면 SM은 메가 지적재산(IP) 제작을 위한 멀티 제작센터 및 레이블 체계를 도입하고 SM이 100% 출자하는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이수만의 퇴진으로 1인 체제를 벗어나 프로듀싱의 체계화, 의사결정 가속화 등으로 사업의 진척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SM 내부에서는 이수만 퇴진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SM 소속 가수 겸 배우이자 SM C&C 사외이사인 김민종은 지난 3일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수만을 위해 SM 가족을 위한다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공표된 말과 달리 이수만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영진 프로듀서 또한 "이수만의 프로듀싱이 제외된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듀서의 역할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며 "이수만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작별을 발표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이수만의 프로듀싱이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수만 없는 SM에 대한 지지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날 김민종에 대한 비판과 'SM 3.0'에 대한 지지 의견이 올라왔다. 한 직원은 "4세대 아이돌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래, 콘셉트, 마케팅과 조 단위 시총 주식회사로서 거버넌스가 세련되지 못하다고 느꼈다"며 "큰 변화 없이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 같다. 과거에 영광에 취해 있지 말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엑소' 카이, 세훈, 찬열 / 세훈 인스타그램
'엑소' 카이, 세훈, 찬열 / 세훈 인스타그램

일각에서는 이수만의 중국에 대한 의지가 부정적 여론을 조성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이수만은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취지에서 아티스트들의 팀 구성에 중국인 멤버들을 포함시켜 왔다. 그러나 '슈퍼주니어', '엑소' 등 중국인 멤버들이 문제를 일으키며 이탈하자 내부에서는 중국인 멤버 기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나 이수만의 강한 의지로 여론은 잠재워졌다.

여기에 지난해 SM이 카카오와 CJ ENM 사이에서 인수 협상 대상자를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애매한 입장을 보인 이수만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SM의 발전보다는 본인 소유의 지분이 최고가 평가받는 조건에 집착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이수만은 지난 1995년 SM을 설립한 이래 총괄 프로듀서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지난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로는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으로부터 프로듀싱 명목으로 매년 200억 원 이상을 받았다. 지난 2021년 기준으로 240억 원을 받았는데 이는 SM 연간 영업이익의 3분에 1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이에 소액주주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가 지난해 9월부터 이수만과 SM의 계약을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다 지난달 20일 SM과 회사 운영에 관련한 12개 사항을 합의하면서 이를 철회했다. 이수만의 퇴진도 이때 합의된 사항 중 하나로 알려졌다.

home 구하나 기자 hn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