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학교도 비어간다” 소식에...“대학 입시 날로 먹네” 반응 나온다
2023-02-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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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급감...올해 신입생 없는 초등학교 147곳
올해 재학생 수능 응시자 사상 첫 '20만명대'로 떨어질 듯
조선일보가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신입생이 0명인 학교가 147곳(분교 포함)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121곳이었는데 올해는 20 여 곳 더 늘어났다.
경북지역이 32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전남(29곳), 전북·강원(이상 20곳), 경남(18곳), 충북(12곳), 충남(9곳) 순이다.

수도권과 대도시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 지역 3곳, 인천 2곳, 부산과 제주 각 1곳에서도 신입생이 없는 곳이 생겨났다.
신입생이 단 1명으로 ‘나 홀로 입학식’을 치르는 초등학교도 전국적으로 140곳이나 된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고교까지 학교가 비어가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중학교는 전북 3곳, 충남 2곳, 충북·전남 각 1곳이 '입학생 0명’으로 확인됐다. 강원도에선 고등학교 2곳에서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지난해 527만 5054명에서 2029년 425만 3593명으로 7년간 100만명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는 개교 40주년을 맞는 올해 3월1일자로 폐교한다. 이곳은 지난달 마지막 졸업식을 치렀다.
서울 도봉구 도봉고등학교는 학생수 감소로 결국 서울시내 일반고로는 처음으로 내년 문을 닫는다고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학생수 감소로 인해 전국 초·중·고 143곳이 폐교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학령인구 절벽에 몰리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37만9373명이다. 2학년생 42만1663명보다 4만2000여 명(10%)이 적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수능 응시자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재학생을 기준으로 지난해말 수능(2023학년도)을 치른 응시자 수는 31만명 선이었다.
하지만 올해 수능시험에서 재학생 응시자수는 28만명대로 예상되고 있다.
2만 5000명 정도가 줄어 사상 처음으로 20만명대로 떨어지는 것이다.
한 입시학원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국내 상위 15개 대학의 입학정원은 5만명 정도"라면서 "그동안은 2등급내 학생들이 이들 대학에 합격했는데, 내년 대입(2024학년도)은 3등급의 상위 10~15%까지는 이들 상위 15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학령인구 감소 덕분에 대학 가기는 훨씬 수월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같은 분석을 접한 네티즌들은 "나는 60만 명도 넘는 최악의 입시지옥이었는데 05년생(2024학년도 수능응시 재학생)부터는 대학 가기 쉽겠네" "05년생들 날로 먹네. 부모님께 감사해라" "와 학교 가기 쉽겠네ㅋㅋ 05년 밑으로는 학벌 쳐주면 안 되겠네"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미달 사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올해 대입(2023학년도)에서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지방국립대 의예과마저 수시모집에 미달이 발생했다.

결국 정시모집으로 정원을 채웠지만, 이 과정에서 ‘4·2·2·3·5′ 등급으로 합격한 사례가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입시학원 대표는 “줄어든 학령인구를 생각하지 않아 생긴 일종의 부작용"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