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로또 2등 100장 당첨… 의혹 일파만파 커지자 정부가 내놓은 해명

2023-03-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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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판매점에서만 2등이 무려 103장 나와
같은 곳에서 자동 1장, 수동 102장이 2등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월 19일 서울 노원구 한 복권판매점 앞에 복권을 사기 위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뉴스1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월 19일 서울 노원구 한 복권판매점 앞에 복권을 사기 위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뉴스1
복권 판매점 한 곳에서 온라인복권(로또) 2등 당첨자가 동시에 103장이나 쏟아지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해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조작 의혹을 일축하고 나섰다.

복권위는 6일 ‘로또복권 조작은 불가능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설명자료를 발표해 지난 4일 진행된 제 1057회차 로또 추첨에서 2등이 한 판매점에서만 103장이나 나온 것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추첨된 1057회 로또의 당첨번호는 '8, 13, 19, 27, 40, 45', 2등 보너스 번호는 '12'다. 당첨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당첨금 690만원)이 전국에서 664장이 나왔는데, 103장이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동시에 쏟아졌다.

해당 판매점에선 당첨된 2등 103장 중 '자동'은 1장, '수동'은 102장이었다. '수동' 102장 중 100장이 같은 날짜, 같은 시간대에 판매됐다. 동일인이 구매했을 가능성이 높다.

2등 당첨 확률은 136만분의 1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회차별 2등 당첨자는 평균 75.7명에 불과했다.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자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조작설, 번호 유출설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복권위는 "2등 당첨 확률은 136만분의 1로서 1057회차 판매량이 1억1252만장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구매자가 균등하게 번호 조합을 선택할 경우 당첨자는 83명 내외 발생한다"면서도 "현실에서는 구매자 선호 번호, 기존 회차 당첨번호, 가로·세로·대각선과 같은 구매용지 번호 배열 패턴 등 구매자 선택에 따라 이번 회차처럼 당첨자가 많을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 1명까지 적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복권위는 "이번 회차 2등의 경우 당첨된 664장 중 609장이 특정번호를 수동으로 선택한 것으로, 선호하는 번호 조합이 우연히 추첨된 결과"라고 했다. 당첨자 수가 많아지는 현상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단 얘기다. 복권위에 따르면 2016년 영국에선 복권 1등에 무려 4082명이 당첨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1057회차 2등 당첨 선택번호를 보면 총 당첨자 664명 중 수동 590명과 자동 4명, 반자동 2명 등 총 596명은 당첨 번호 중 ‘08·13·19·27·40’ 번호 조합과 보너스 번호 ‘12’를 선택하고 나머지 비당첨 번호 숫자 하나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복권위는 2등 당첨 번호가 역대 최다 당첨 번호들을 조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복권위는 '추첨기를 조작하거나 추첨 방송을 녹화하면서 특정 번호가 추첨되도록 한다'는 의혹, '추첨번호가 나오면 복권 발매 단말기나 시스템을 조작해 당첨 복권을 만든다'는 의혹도 일축했다.

설 명절을 앞둔 19일 서울 노원구 한 복권판매점 앞에 복권을 사기 위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뉴스1
설 명절을 앞둔 19일 서울 노원구 한 복권판매점 앞에 복권을 사기 위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뉴스1

복권위는 "로또 추첨은 생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되며 방송 전 경찰관과 일반인 참관 아래 추첨 기계의 정상 작동 여부와 추첨 볼 무게·크기 등을 사전 점검한다"며 "복권 추첨기 및 추첨 볼은 경찰관 입회하에 봉인작업과 해제 작업을 진행하기에 누구도 임의로 접근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판매점 복권 발매 단말기는 토요일 오후 8시 정각에 회차 마감되면서 발매 서버와의 연결이 차단돼 인쇄가 불가능하다"며 "그 이전 발행된 실물복권 번호 정보는 메인 시스템, 백업 시스템, 감사 시스템 2개에 실시간으로 전송·기록돼 이를 모두 조작하는 것은 현실 세계에서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복권위가 이 같은 자료를 내놨음에도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무슨 확신이 있어서 100장 넘게 샀을까. 하나 잘못 알려줘서 삐끗한 것 같은데 1등이 100장 넘게 나왔으면 어떤 사태가 벌어졌을까” “추첨 방법을 예전에 주택복권 추첨하듯이 활을 쏴서 결정하는 것이 보다 투명하다고 본다” “한 사람이 10장, 20장까지 구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100장 넘게 샀다니 분명히 뭔가 있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인터넷에 올라온 '전부 동일인으로 보이는 동행복권 당첨자'라는 글이 새삼 관심을 받는다.

글쓴이는 한 명의 누리꾼으로 보이는 ‘jun**+숫자’ 형식의 아이디가 2018년 1월 21일부터 2023년 1월 21일까지 총 329회 당첨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아이디는 전자복권으로 매주 최소 10만 원부터 최대 5억원의 당첨금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행복권은 “고액 당첨자 목록은 당첨자 보호를 위해 아이디를 축약해 표기한다. 아이디는 ‘계정 앞의 3자리+**+계정 뒤의 1자리’로 축약하며 이는 아이디 길이와 무관하다"라고 해명했다.

로또 복권 자료사진. / 뉴스1
로또 복권 자료사진.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