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연세대 여학생이 임신테스트기 사진까지 첨부하며 에타에 올린 글

2023-05-1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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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아빠는 같은 학교 같은 학번 남학생
“내가 극단적 선택 하면 평생 후회해라”

임신 초기 여성 / 픽사베이
임신 초기 여성 / 픽사베이

서울의 한 유명 대학 새내기 여대생이 임신 후 남자친구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사연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9일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연세대 신촌캠퍼스 새내기 게시판에 '임신시키고 버린 X'이라는 글이 올라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신촌캠퍼스는 서울 서대문구 본교를 의미한다.

임신 후 남자친구에게 버림을 받은 새내기 여대생이 올린 글 / 에펨코리아
임신 후 남자친구에게 버림을 받은 새내기 여대생이 올린 글 / 에펨코리아

A씨는 23학번 OOO라고 남친의 이름을 공개하면서 "당신이 돈 많으니 나 고소해도 되고 그냥 네 마음대로 살아라"며 쌍욕을 퍼부었다. "너 어미는 너 아비한테 앙앙거리지 않냐"고 뜻을 정확히 알수 없는 말로 빈정대기도 했다.

그러면서 "너도 이 글 보겠지? 그렇게 살아라. 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너 평생 후회해라"고 독설을 내뱉었다.

사연자가 올린 임신 테스트 결과 / 에펨코리아
사연자가 올린 임신 테스트 결과 / 에펨코리아

게시글 및 댓글 내용을 종합하면 올해 연세대에 입학한 여대생 A씨는 최근 몸이 이상한 것을 느끼고 임신 테스트기를 구입했다.

검사 결과 그의 눈앞에 있는 임신 테스트기에는 선명한 두 줄(임신)이 띄워져 있었다.

같은 학교 같은 학번인 남친에게 임신 사실을 고백했지만 돌아온 것은 결별 선언이었다.

배신감에 휩싸인 A씨는 대학생들의 페이스북으로 통하는 인터넷 게시판 에브리타임에 사연을 까발리는 것으로 매정한 남친에 앙갚음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사정을 접한 누리꾼들은 "힘들겠지만 극단적인 선택은 정답이 아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라", "그런 X 애는 절대 낳지 말라"는 조언을 던졌다.

자업자득이라며 A씨를 책망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해당 글이 퍼날려진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누가 노콘 섹스하라고 칼 들고 협박했냐"는 반박 글이 떠 일부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다.

노콘 섹스란 콘돔을 착용하지 않고 하는 섹스로, A씨가 임신을 묵인 또는 방조한 게 아니냐는 질타 섞인 반응이다.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대생 이야기를 다룬 영화 '레벤느망'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대생 이야기를 다룬 영화 '레벤느망'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어린 학생의 고민은 사실 많이 접해본 익숙한 이야기다. 하지만 여전히 첨예하고 논쟁적인 소재이기도 하다.

2016년에는 상명대 여대생 B씨가 남친의 아이를 가진 뒤 버림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사건 직후 B씨 아버지가 상명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친엄마 없이 혼자 타지에서 외롭게 지내던 B씨는 남친이 아이를 낳아 같이 키우자며 피임하지 말라고 강요한 뒤 성관계를 맺었다가 임신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남친은 B씨를 외면했고, 남친의 가족들도 '더러운 X'이라며 B씨를 핍박했다고 한다.

충격으로 유산까지 하게 된 B씨는 '아빠 엄마 너무 미안하고 사랑해, 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나자'라는 유서를 남기고 남친의 아파트 단지 10층에서 뛰어내렸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