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사망자 수만 400명 넘은 케냐 사이비 종교 집단사망 사건... 실종 신고 613명
2023-07-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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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
구타·질식사한 신도들도 여럿 발견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며 신도들을 죽음으로 이끈 케냐의 한 사이비 종교 단체 관련 사망자 수가 4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더 스탠더드,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케냐 지방 도시 말린디의 '기쁜 소식 국제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서 발견된 사망 신도는 17일(현지 시각) 기준 총 403명이다. 이날만 12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
택시 운전사 출신의 이 교회 지도자 폴 은텡게 맥켄지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신도들을 강제로 아사하게 한 혐의로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
맥켄지는 신도들에게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며 금식 기도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사 당국에서 희생자들을 부검한 결과,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시신에서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 또는 질식사한 흔적이 발견됐다.
현지에서는 과거 극단주의 전과가 있는 맥켄지가 그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키투레 킨디키 케냐 내무장관은 맥켄지가 테러 및 집단학살 혐의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샤카홀라 숲의 대학살'로 불리는 이 사건은 현지 적십자에 접수된 실종 신고 인원만 613명에 달한다. 현지 경찰은 사망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사이비 종교의 집단 자살 사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끊이질 않았다.
한국에선 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에서 사이비 종교단체 '오대양'의 집단자살 사건이 일어났다.
오대양에서 운영하던 공예품 공장의 식당 천장에서 교주인 박순자의 가족, 종업원 등 추종자 32명이 한꺼번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채무 상환을 요구하는 일부 채권자를 폭행하면서 경찰에 쫓기자 집단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순자는 신도들에게 "성령의 뜻을 따르는 길은 돈을 많이 빌려오는 것"이라며 철저한 세뇌 교육을 시킨 후 이들의 도움으로 약 170억원에 달하는 사채를 끌어다 썼다.
당시 경찰은 동반자살에 합의한 이들이 약물을 마신 뒤 실신 상태에서 교사 주동자가 이들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