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서 오늘(4일) 흉기 사건 발생”… 온라인에 확산한 글, 사람들 불안에 떨었다

2023-08-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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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묻지마식 흉기 범죄에 불안감 고조
범행 예고 글에 가짜 뉴스까지 확산

서울 신림역에 이어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행인을 흉기로 찌르는 묻지마식 범죄가 일어나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칼부림 범죄를 저지를 거란 예고 글이 온라인에 속출하는가 하면 실제 벌어지지 않은 범죄가 일어났다고 사실인 양 퍼뜨리는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이들까지 있어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4일 경기 성남시 오리역에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예고 글이 온라인에 등장해 경찰 인력이 현장에 배치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4일 경기 성남시 오리역에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예고 글이 온라인에 등장해 경찰 인력이 현장에 배치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4일 오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포천 버스터미널에서 흉기 난동·방화 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했다.

보고서 형태로 작성된 이 글엔 경기 포천시 내손면에 있는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이날 오전 11시 22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4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확산한 글. 경기 포천시에서 흉기 난동 사건과 방화가 벌어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트위터
4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확산한 글. 경기 포천시에서 흉기 난동 사건과 방화가 벌어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트위터

만취한 40대 남성 1명이 흉기로 사람들을 위협해 36명이 다쳤고, 이 중 7명이 의식불명 상태이며, 중상 13명, 경상 16명 등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꽤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어져 있었다. 게다가 어쩐 일인지 범행이 발생한 장소에서 불이나 버스 12대가 전소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은 앞서 발생한 사건 여파로 이 역시 진짜라 믿었다. 그러곤 여기저기에 이를 공유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난 뒤에도 속보 등 관련 뉴스가 뜨지 않자, "포천 왜 기사 안 뜨냐", "사실이 아닌 거냐?"며 당황스러워했다.

모두를 놀라게 한 이 글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유포한 한 네티즌은 이날 오후 12시 14분 새 글을 올려 "허위 사실이라고 한다. 놀란 분들께 죄송하다. 평소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너무 말도 안 되는 사고를 보다 보니 판단력이 흐려졌다. (공유한) 글은 즉시 수정했고, 삭제할 예정"이라며 "아무리 긴급한 소식이어도 팩트 확인 후 알려야 함이 맞다.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관할 경찰 역시 위키트리에 "그런 일로 신고가 접수되거나 출동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3일 오전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한 게시물.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 사고가 났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담겨 있다. /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3일 오전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한 게시물.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 사고가 났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담겨 있다. /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앞서 전날인 3일에도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 사고가 났다는 얘기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했다. 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뒤 도주했다는 내용이었다.

'[속보] 대구 실시간 PC방 칼부림 범인 수색 중'이란 제목을 달고 퍼진 게시물에는 핏자국이 선명한 한 PC방 사진까지 포함돼 있었으나, 이 역시 가짜 뉴스였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한 '대구 PC방 칼부림 사건' 가짜 뉴스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대구경찰청 / 대구경찰청
3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한 '대구 PC방 칼부림 사건' 가짜 뉴스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대구경찰청 / 대구경찰청

대구경찰청은 시민 불안이 커지자, 공식 자료를 배포해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파한 '대구 PC방 칼부림' 관련 게시글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최초 게시글은 3일 오후 3시쯤 삭제됐고, 경찰 확인 결과 해당 사건은 대구지역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부정확한 사실을 유포해 시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법률상 처벌받을 수 있다"며 이런 행위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전날 흉기 난동 등 묻지마 범죄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 4일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 뉴스1
전날 흉기 난동 등 묻지마 범죄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 4일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 뉴스1

최근 흉기로 다른 사람을 해하는 묻지마식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33세 남성 조선(피의자 이름)이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일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해당 사건이 벌어진 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지난 3일에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 23세 남성 최모씨가 묻지마 범죄를 저질렀다.

모친 소유 차를 타고 범행 장소에 나타난 최 씨는 인도 방향으로 돌진해 역 앞을 지나던 5명의 행인을 차로 쳤다. 이후 차에서 내린 뒤 백화점 건물로 들어가 1~2층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했다. 최 씨가 휘두른 흉기에 9명이 찔렸다. 이 일로 피해를 본 14명 중 2명은 현재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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