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했어도 아이 있으면 분양 가능… '신생아 특공' 신설된다
2023-08-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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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개별 청약 허용 등 청약제도 개편
저출산 극복 위한 '신생아 특공' 신설
2년 이내에 임신·출산을 증명하면 우선·특별공급에 신청할 수 있어 '내 집 마련'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5억 원의 저리 구입자금 특례대출을 출시한다. 부부가 가입한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합산해 청약통장 점수가 산정된다.
29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거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3월 진행된 대통령 주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제시한 주거 정책 분야의 후속 대책이다.
지난해는 합계출산율이 0.78명에 그치면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비혼·만혼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혼인 대비 출산율 감소 추세로 결혼을 해도 출산을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정부는 "저출산은 국운이 달린 문제"라며 "판을 뒤집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출산 자체에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청년 등이 혼인·출산을 망설이지 않도록 주거 정책의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하고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혼인 무관' 출산 가구 공공주택 특공…민간도 우선 공급 신설
우선 공공분양 '뉴:홈'에 신생아 특별공급(특공)이 만들어진다. 입주자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 임신·출산이 증명되면 특공 자격이 부여된다.
임신 중인 경우 입주 전까지 출산 증명이 필요하다. 소득·자산 기준으로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50%, 자산 3억 7900만 원 이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연간 3만 가구가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민간 분양에는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공 시 2년 이내 임신·출산 가구에 우선 공급되는 '신생아 우선공급'이 도입된다.
입주자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 임신·출산이 증명될 경우 우선 공급 자격이 부여된다. 임신 중인 경우 입주 전까지 출산 증명이 필요하다.
소득 요건은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60% 이하이며 소득이 낮은 가구에 우선 공급한다. 연간 1만 가구 수준으로 공급된다. 연간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 물량의 20%를 우선 배정한다.
공공임대의 경우 자녀 출산 시 신규 물량을 우선 공급하고, 기존 공공임대 재공급 물량에 대해서도 출산 가구에 우선 지원한다. 입주자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 임신·출산이 증명될 경우 우선 공급 자격이 부여된다. 임신 중인 경우 입주 전까지 출산 증명이 필요하다.
임대유형별로 다르게 공공임대 우선공급 기준이 적용된다. 건설임대는 중위소득 100% 이하, 자산 3억 6100만 원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매입·전세 임대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 이하, 자산 3억 6100만 원 이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공급물량은 △공공분양 연간 3만 가구 △민간분양 연간 1만 가구 △공공임대 연간 3만 가구 등 연간 7만 가구 △신규 공공임대(건설·매입·전세) 연간 2만 가구 △건설임대 재공급 연간 1만 가구 등이 특별·우선 공급된다.
◇출산 가구 '특례대출' 신설…주택 구입 시 최대 5억까지
또 국토부는 출산 가구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 신생아 특례 구입자금 대출을 도입한다.
주택가격 요건은 기존 6억 원에서 9억 원 이하로 확대하고 대출 한도는 최대 4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늘린다. 대출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가구(2023년 출생아부터 적용)면 이용할 수 있다.
폭넓은 지원을 위해 기존 미혼·일반 6000만 원, 신혼 7000만 원 이하에서 1억3000만 원 이하로 소득요건도 완화했다.
소득별로 책정되는 금리는 상이하다. 8500만 원 이하는 1.6~2.7%며, 8500만 원부터 1억 3000만 원 이하는 2.7~3.3%의 금리를 적용 받는다. 특례 대출 후 추가 출산 시 신생아 1명당 0.2%p 추가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하고, 특례금리 5년 연장(최장 15년)을 부여한다.
전세자금 대출 특례도 도입된다. 특례 구입자금 대출과 동일하게 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가구를 지원하며, 보증금 기준 상향(수도권 4억→5억원) 및 대출한도 3억원을 적용한다. 대출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가구여야 한다는 점도 동일하다.
소득에 따라 1.1~3.0% 특례금리 4년을 적용받는다. 7500만 원 이하는 1.1~2.3%며, 7500만 원 이상부터 1억 3000만 원까지는 2.3~3.0%다. 특례 대출 후 추가 출산 시 신생아 1명당 0.2%p 추가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하고, 특례금리 4년 연장 부여(최장 12년)한다.
자산 요건은 구입자금(5억 600만 원 이하)과 전세자금(3억 6100만 원 이하) 대출 모두 다른 특례 상품과 동일하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부부 합산…부부 청약 기회도 '1회→2회'
청약 저축 가입 기간에 따른 점수를 산정할 때 부부의 통장 보유 기간을 합산하도록 개선한다.
총 84점 만점인 청약 가점의 구성 항목 중 청약저축 가입 기간의 점수(최대 17점)를 산정할 때 배우자 보유 기간의 절반을 합산해 최대 3점까지 가산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혼인 시 청약 기회도 확대된다. 동일 일자에 발표되는 청약에 부부 2인이 각각 신청해 중복 당첨될 경우 둘 다 무효 처리돼 청약 기회가 1회로 한정됐지만 앞으로는 먼저 신청한 건에 대해 유효 처리해 청약 기회를 2회로 확대한다.
또 민간 분양 다자녀 특공 기준을 기존 자녀 3명에서 2명으로 낮춘다. 청약 신청자가 청약 당첨 이력이 없으면 배우자가 있는 경우 특공을 신청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배우자의 결혼 전 주택 소유·청약 당첨 이력과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공주택 특공(신혼·생애 최초 등) 시 추첨제를 신설해 맞벌이 가구는 월평균 소득의 200%를 적용받는다. 현행 140% 기준은 2인 가구의 소득 기준이 1인 가구 소득 기준의 2배보다 낮아 맞벌이 신혼부부는 미혼일 때보다 청약 시 불리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혼인을 가로막았던 규제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청년특공에 당첨되면 계약, 입주, 재계약 때 미혼을 유지하도록 하는 조건이 있어 혼인이 어려운 청년이 많았으나 앞으로는 입주 계약 후 혼인을 해도 입주 및 재계약이 가능하도록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