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면접 갔다 성폭행당해 극단선택… 알고 보니 성병까지 옮았다

2023-09-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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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검사 결과 나온 날 극단 선택”
피의자, 범행 뒤 진술 거부·변호사 선임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아르바이트 면접 중 성폭행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부산 10대 재수생이 가해자로부터 성병을 옮아 괴로워했다는 유족의 증언이 나왔다.

피해 여성 A씨의 유족은 6일 JTBC '사건반장'과 인터뷰에서 "(A씨가) 가해자들한테 그 일을 당하고 난 뒤 몸에 이상을 느껴서 자기 이상 징후를 인터넷에 쳐봤더라"며 "그랬더니 일종의 성병 종류 같다고 했다. 자기 기억을 떠올려 보니까 그때 세 사람 중 한 명이 헤르페스 2형 특징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헤르페스는 피부에 포진과 홍반이 일어나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2형은 성기 주위에 병변을 만든다.

유족은 "입가에 수포가 있고, 주변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 전염이 잘 된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으니까 (A씨가) 가족들하고 있으면서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가족들한테는 말도 못 하고 그러다가 산부인과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 나온 날 바로 와서 극단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확인해보니까 구속된 피의자가 헤르페스 2형 성병 감염자가 맞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4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총무 자리를 원한다'는 이력서를 올렸고, 이를 본 30대 남성 B씨가 자신을 스터디카페 관계자라고 속인 후 A씨에게 면접을 제안했다.

면접 장소에 온 A씨에게 B씨는 "더 쉽고 더 좋은 일이 있다"면서 스터디카페 옆 건물에 있던 퇴폐 영업소로 데려갔고, 그 안에 있던 남성 두 명이 문을 바로 잠가버리자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이라며 A씨를 성폭행했다.

재수를 하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려 했던 A씨는 충격에 빠졌고, 피해를 본 지 한 달도 안 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왼쪽)과 자료 사진. / MS Bing Image Creator(왼쪽) / Ta_R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왼쪽)과 자료 사진. / MS Bing Image Creator(왼쪽) / Ta_Ro-shutterstock.com

유족은 "(A씨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학원도 다니지 않으면서 전교 회장도 하고 전교 1등도 하던 성실한 아이였다"며 "건축사가 되는 걸 꿈꿨고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결심했던 건데 집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집안 형편에 조금이라도 돈을 보태고자 구인·구직 사이트에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던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피의자 B씨는 범행 이후 경찰이 오자마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바로 구속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성매매 알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직업안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B씨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범행에 가담한 변종 성매매 업소 업주와 관계자도 공범으로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