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안 찍고 '휙' 통과… 어제(6일) 지하철역 12곳 상황, 이유가 다 있었다

2023-09-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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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에 도입된 서비스
6일부터 교통카드 없이 태그리스 결제

"사람들이 교통카드를 안 찍고 지하철을 탑니다."

서울 강북구와 동대문구에 있는 일부 지하철역에서 특이한 광경이 포착됐다.

지하철 개찰구를 다들 '휙' 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미리 교통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가 '띡'하고 요금을 찍고 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너도나도 별도의 태그 없이 개찰구를 통과했다.

서울 강북구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에 설치된 티머니 태그리스(Tagless) 게이트를     지난 6일     업체 관계자가 교통카드나 스마트폰 태그 없이 통과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강북구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에 설치된 티머니 태그리스(Tagless) 게이트를 지난 6일 업체 관계자가 교통카드나 스마트폰 태그 없이 통과하고 있다. / 뉴스1

앞으로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을 이용할 때 이런 사람들을 봐도 놀랄 필요 없다. '무임승차' 의심도 하지 않아도 된다.

교통카드·교통 유통 결제 시스템 운영 업체 티머니가 태그리스(Tagless·비접촉식) 결제 서비스를 도입, 지난 6일부터 우이신설선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태그리스 개찰구가 설치된 서울 강북구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의 모습. 별도로 교통카드를 찍지 않아도 요금이 티머니앱에서 자동으로 차감된다.    / 뉴스1
태그리스 개찰구가 설치된 서울 강북구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의 모습. 별도로 교통카드를 찍지 않아도 요금이 티머니앱에서 자동으로 차감된다. / 뉴스1

태그리스 결제는 모바일 센서 장치와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BLE)을 활용한 자동 결제 시스템으로, 갠트리(문형식 구조물)가 설치된 게이트형 결제 단말기에 블루투스 통신으로 정보를 인식하고 요금을 결제하는 방법이다. 접촉이 필요한 기존의 NFC 방식과 달리 블루투스 신호로 인식이 가능해진 셈이다.

현재 단말기에 직접 접촉해야 결제되는 NFC 기술은 10㎝ 이내 거리에서만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으나, 태그리스 결제는 가까운 거리부터 10m 내외의 먼 거리까지 신호 전달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하철 게이트를 통과하면 블루투스 신호가 전송돼 자동으로 모바일 티머니 요금이 차감되는 식이다.

직접 단말기에 카드를 접촉해야 결제되는 NFC 기술 방식의 기존 지하철 개찰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직접 단말기에 카드를 접촉해야 결제되는 NFC 기술 방식의 기존 지하철 개찰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티머니 측은 사람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태그리스 결제를 준비, 시범 운영 등 1년여 준비 과정을 걸쳐 가장 먼저 우이신설선에 이를 도입했다. 대중교통에 태그리스 결제가 적용된 사례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일단은 북한산우이역~4·19민주묘지~가오리~화계~삼양~삼양사거리~솔샘~북한산보국문~정릉~성신여대입구~보문~신설동역 등 우이신설선(12개 역사) 이용객만 이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만, 차차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철 외에도 다양한 교통수단에 적용할 계획이다.

태그리스 서비스 개시를 한 달여 앞둔 지난달 1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우이신설선에 태그리스(Tagless) 개찰구가 설치돼 있다.    / 뉴스1
태그리스 서비스 개시를 한 달여 앞둔 지난달 1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우이신설선에 태그리스(Tagless) 개찰구가 설치돼 있다. / 뉴스1

이용 방법을 살펴보면 안드로이드 기종 스마트폰(애플 아이폰은 현재 미지원)에 모바일 티머니 앱(태그리스 결제 기능 탑재)을 설치한 뒤, 태그리스 결제에 동의해야 한다. 동의는 앱 내 설정에서 '태그리스 결제 사용하기'를 켜면 된다.

이후 단말기의 블루투스 기능을 켠 상태에서 위 지하철역 개찰구를 통과하면 자동결제가 된다. 우이신설선에서 다른 노선(서비스 미개시)으로 환승할 경우엔 기존대로 환승 게이트에서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으면 된다.

아직 이 방식이 완전히 상용화되기 전인 만큼, 모든 지하철역은 태그리스와 태그(접촉) 방식 모두 유지된다.

우이신설선 12개 역사에 설치된 태그리스 개찰구    / 뉴스1
우이신설선 12개 역사에 설치된 태그리스 개찰구 / 뉴스1

한편 이번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휠체어 이용자나 영유아 동반 승객, 교통약자 등이 더 편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거운 짐을 드느라 손이 부족할 때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극 티머니 대표는 "태그리스 결제의 빠른 확산을 통해 시민들의 더 편리한 교통, 더 편안한 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비접촉 대중교통 결제 시스템의 상용화를 통해 서울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며 "시민 중심의 교통 서비스 구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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