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면접 갔는데 성매매 제안” 피해자 수십 명에 달할 수도 있다

2023-09-07 20:33

add remove print link

성폭행까지 당하고 세상 떠난 재수생
유족이 SNS 통해 직접 피해 사례 모아

아르바이트 지원자를 속여 성폭행을 저지른 남성에게 당한 추가 피해자들이 등장했다.

7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로부터 유사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라고 권유받은 10~20대가 최소 수십 명에 달한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까지 최소 9개월가량 구직자를 꾀어내 성매매 알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재수생 B씨의 유족과 지인들은 직접 SNS를 통해 스터디카페 면접을 빙자한 유사 성매매 제안 피해 사례를 수집했다.

유족에 따르면 해당 스터디카페 면접을 보러 갔다가 다른 일을 알선받았다는 제보가 30건 넘게 들어왔다. 문제의 키스방까지 갔다는 내용도 일부 포함됐다.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Haru photography-Shutterstock.com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Haru photography-Shutterstock.com

이상한 분위기에 놀라 도망쳤다는 사례도 있었지만 성적인 폭력까지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제보를 분석해보면 A씨는 늦어도 지난해 10월부터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게시된 이력서의 연락처를 통해 10~20대 여성에게 부산진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며 문자를 보냈다.

이후 사는 지역, 근무 가능 시간을 확인하고 면접을 보자며 해당 스터디카페로 불러낸 뒤 토킹바, 룸카페, 키스방 등에서 일하라고 권유했다.

구직자가 거절 의사를 밝혀도 “위험하거나 이상한 게 아니다” “클럽이나 헌팅포차 정도의 스킨십이다” “손 잡고 허리 감싸는 정도다” 라며 설득했다.

거절하고 헤어진 뒤에도 “투잡을 하러 오라”며 문자를 보내거나,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있다”며 또 다른 여성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캡처해 보내는 등 집요하게 업소 근무를 권유했다.

한 제보자는 "얼떨결에 키스방까지 갔다가 성인용품과 피임기구 등을 발견해 성매매가 이뤄진다고 짐작했지만, 위압적인 분위기에 도망칠 수조차 없어 설명을 다 듣고서야 나올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Tanawit Sabprasan-Shutterstock.com
Tanawit Sabprasan-Shutterstock.com

해당 스터디카페 관계자의 증언도 A 씨의 광범위한 유사 성매매 알선 규모를 짐작하게 해준다. 스터디카페 측은 회의실을 빌려줬을 뿐 이들의 구체적인 면접 내용 등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다만 스터디카페 관계자는 “친구들이랑 같이 사업한다고 했는데, 6개월 이상 면접을 한다며 일주일에 2~3번 왔다”며 “20대 초반 젊은 여자들이 많게는 2~3명 정도 왔다. 한 명씩 면접을 보고 대화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일 부산 사하경찰서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성매매 알선·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직업안정법 위반 등 혐의로 A씨를 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로부터 여성을 공급받은 부산진구 키스방 운영자 30대 2명도 직업안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검찰에 넘겨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게'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