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밸브 안 잠가 요금 2000만 원 나오게 한 공무원이 실수 감추려고 벌인 행동

2023-09-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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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밸브 안 잠근 실수 덮으려한 공무원
서류까지 조작… 법원 “집행유예”

수돗물 밸브를 잠그지 않아 요금 수천 만원이 나오자 누수인 척 속인 공무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공무원은 서류를 조작해 사용료를 감면받았다가 내부 감사를 통해 범행이 적발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형사3단독(판사 김배현)이 경북 포항시 소속 공무원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21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 씨는 앞서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혐의로 기소됐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다른 공무원 4명도 A 씨와 함께 기소됐으나, 선고가 유예됐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0월 27일쯤 포항 남구 연일읍 형산강변에 조성된 신부조 장터공원, 뱃길복원사업 준공을 앞두고 경북도의원들이 방문하자, 시연을 위해 공원 내 수경시설을 가동했다.

시연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난 이들은 한 달 뒤인 11월 19일 수도검침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수도 계량기 숫자(사용량)가 터무니 없이 높게 나온 탓에 고장을 의심한 검침원이 연락을 취했고, 그제서야 수경 시설 가동 후에 수도 밸브를 잠그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청구된 수도 요금은 20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가상의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가상의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A 씨 등은 당초 수도료를 시 예산으로 납부하려 했다가 부서 사업비가 부족하자, 일단 시공업체에 이 요금을 납부하게끔 했다. 그리곤 누수로 속여 감면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시 수도급수조례에 '누수 원인 시 수도료를 50%까지 감면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A 씨 등은 포항시내 다른 누수 공사 현장 사진을 가져다가 썼다. 시공업체 누수 수산 확인서와 공사 현장 사진 파일 등 조작한 서류를 첨부해 상수도누수감면신청서 공문을 작성하고 이를 결재했다.

서류를 거짓으로 꾸며 자신들의 실수를 덮으려한 A 씨 등의 범행은 이후 내부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시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A 씨 등) 피고인들이 공전자기록을 위작한 범행은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범행을 기획·진행하지는 않았고 전력이나 범행 이후 정황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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