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길-오상욱의 '낭만 펜싱'... 무려 결승전에서 포착된 감동 장면 (사진)

2023-09-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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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사브르 남자 결승전에서 만난 구본길과 오상욱
“진짜 너무 좋다”, “잠시 도쿄올림픽 때로 돌아간 느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구본길과 오상욱.

긴박한 결승전임에도 훈훈한 장면이 포착됐다.

펜싱 사브르 남자 결승전에서 만난 오상욱(왼)과 구본길(오) / 뉴스1
펜싱 사브르 남자 결승전에서 만난 오상욱(왼)과 구본길(오) / 뉴스1

두 사람은 지난 25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남자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구본길과 오상욱이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들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선의의 진검승부를 펼쳤다.

치열한 접전 끝에 웃은 건 '선배' 구본길이었다. 구본길이 15-14, 1점 차로 승리한 것이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만났다. 오상욱은 처음부터 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점수차를 벌려 나갔다.

이번에는 '후배' 오상욱이 웃었다. 오상욱은 구본길을 15-7로 이기며 생애 첫 아시안게임 개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우승한 후 양손을 번쩍 들었다. / 뉴스1
오상욱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우승한 후 양손을 번쩍 들었다. / 뉴스1

이 치열했던 경기에서 훈훈한 장면이 한 누리꾼에게 목격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누리꾼은 X(옛 트위터)에 "펜싱, 집안싸움 좋은 점. 결승전임에도 구본길 선수 물 없다고 오상욱 선수한테 물 빌렸다"며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구본길은 재정비 시간에 물이 없었던 것인지 오상욱에게 물을 빌리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X에 "명절에 집안싸움 말고 아시안게임 집안싸움 보고 싶다", "따뜻하다", "진짜 너무 좋다", "잠시 도쿄올림픽 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구본길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개인적 4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구본길은 개인 기록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오상욱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4연패 기록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기에 못 이뤘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며 "오상욱이 금메달을 따 4연패 한 것만큼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전 맞대결 땐 상욱이의 병역 문제가 걸려 있어서 제가 이기고도 마음이 불편했는데 오늘의 은메달이 그때의 금메달보다 후련하고 기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제 두 사람은 사브르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한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오는 28일 열린다.

구본길(왼)과 오상욱(오)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메달 수여식에서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구본길(왼)과 오상욱(오)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메달 수여식에서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home 강보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