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어제(19일) 퇴근길 지하철 6호선 상황… 문 열고 열차 운행 (영상)

2023-10-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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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출입문 열고 달린 6호선 열차
안전 조치 없이 월곡역~고려대역 구간 달려

퇴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6호선에서 아찔한 광경이 펼쳐졌다.

열차 출입문이 활짝 열린 채로 운행돼 승객이 불안에 떨었다.

퇴근시간대 이용객으로 붐비는 지하철역.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퇴근시간대 이용객으로 붐비는 지하철역.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19일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월곡역에서 응암 방향으로 향하는 지하철 6호선 열차가 출입문을 닫지 않은 채로 운행했다고 MBC가 2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열차는 월곡역부터 다음 역인 고려대역까지 문을 활짝 열고 달렸다. 월곡역에서 승객을 태울 당시 출입문 한 곳에 이물질이 끼면서 문이 닫히지 않는 고장이 발생했으나, 아무런 조처 없이 그냥 운행한 것이다.

19일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월곡역에서 응암 방향으로 향하는 지하철 6호선 열차의 출입문이 열려 있다. 한 승객이 MBC에 제보한 영상 / 유튜브 'MBCNEWS'
19일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월곡역에서 응암 방향으로 향하는 지하철 6호선 열차의 출입문이 열려 있다. 한 승객이 MBC에 제보한 영상 / 유튜브 'MBCNEWS'

당시 열차에 타고 있던 탑승객이 직접 촬영해 MBC에 제보한 영상을 보면 어두운 지하 터널을 달리는 열차의 출입문이 완전히 개방돼 있고, 문 가까이에 한 승객이 서 있다. 빠른 속도 탓에 열차가 흔들릴 때마다 이 승객의 몸도 휘청였고, 별도의 가림막이 없어 자칫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간 열차 밖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열차는 이런 상태로 약 2분간 달려 고려대역에 멈춰 섰다. 이후 해당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전부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장 난 열차에서 내린 승객은 다음 열차를 이용, 이 과정에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월곡역에서 승객 탑승 당시 출입문에 이물질이 끼면서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 보도 화면 캡처 / 유튜브 'MBCNEWS'
월곡역에서 승객 탑승 당시 출입문에 이물질이 끼면서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 보도 화면 캡처 / 유튜브 'MBCNEWS'

퇴근 시간이 겹치면서 많은 승객이 타고 있던 탓에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으나, 다행히 이 일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철 열차 운행 안전 지침에 따르면 출입문이 고장 나 닫히지 않을 경우, 개폐 방식을 수동으로 바꿔 강제로 닫아 잠가야 한다. 이후 안전막을 설치하고 직원을 배치하는 등 안전 조처를 한 상태로 운행해야 한다. 또는 운행을 중단하고 즉시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한 뒤 열차를 차량기지로 옮겨야 한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런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7시 44분쯤 서울 광진구 중곡역에서 출발한 온수행 7호선 열차는 출입문 고장에도 4개역 구간을 이동했다. 사진은 열차에 올라탄 역무원이 출입문 앞을 막아서고 있는 모습. SBS 보도 화면 캡처 / 유튜브 'SBS 뉴스'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7시 44분쯤 서울 광진구 중곡역에서 출발한 온수행 7호선 열차는 출입문 고장에도 4개역 구간을 이동했다. 사진은 열차에 올라탄 역무원이 출입문 앞을 막아서고 있는 모습. SBS 보도 화면 캡처 / 유튜브 'SBS 뉴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지하철 7호선 열차 문이 열린 상태로 운행돼 출근길 승객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7시 44분쯤 서울 광진구 중곡역에서 출발한 온수행 7호선 열차는 출입문을 닫지 않은 채로 군자~어린대공원~건대입구~뚝섬유원지 등 4개역 구간을 이동했다.

당시 SBS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곡역에서 열차 문이 닫히지 않는 고장이 발생했으나 공사 측은 운행을 중단하지 않았다.

열차에 탑승한 역무원 등이 열려 있는 출입문을 몸으로 막아서고, 문을 닫으려 시도하는 동안에도 열차는 그대로 달렸다. 한강을 건너는 청담대교 철교 구간을 지날 땐 열차 밖을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참 열려 있던 문은 뚝섬유원지역에서 다른 직원이 탑승, 장치를 점검하고 난 뒤에야 정상적으로 닫혔다.

이 현장을 목격한 탑승객은 SBS에 "(열차) 문이 한 3㎝ 정도 틈이 벌어진 상태에서 계속 열렸다 닫혔다 5분 정도 했다. 천막 같은 걸 덧대고 (직원) 두 분이 몸으로 직접 막고 문이 열린 채로 운행을 했다. 보기에도 너무 위험해 보였고 (직원분이) 떨어질까 봐 그쪽으로 고개도 못 돌리겠더라"라며 "흔들린다거나 이랬을 때 그 앞에 서 계신 직원들이나 타 있는 승객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그냥) 달리는 게 맞는 건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일과 관련해 "역 직원과 사회복무요원 등 인력을 배치해 안전 조치를 충분히 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가 '문이 열린 채 운행해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안전) 규정이 지켜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유튜브, MBCNEWS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