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4캔에 1만원' 할인행사 두고 욕설 다툼… 편의점주와 손님 중 누가 진상?

2023-11-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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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3캔 들고 온 손님에 비싼 값 불러 충돌
누리꾼들 “그 나물에 그 밥, 둘다 진상 맞다”

한국 편의점 내부 자료 사진. / Sorbis- shutterstock.com
한국 편의점 내부 자료 사진. / Sorbis- shutterstock.com

맥주 '1만원 4캔' 할인 행사를 둘러싸고 편의점 점주와 손님 간에 욕설 시비가 붙었다. 서로 상대방이 진상이라며 경찰까지 불러 판을 키웠다. 누리꾼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둘 다 진상 맞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4일 편의점 점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 한 회원이 진상 손님을 겪었다며 하소연 글을 올렸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1일 오전 2시에 어떤 손님이 냉장고에서 하이네켄 3캔을 꺼내 오더니 '4캔에 1만2000원이죠?'라고 물었다"며 사연을 꺼냈다.

A씨는 당시 매장에 혼자 있어 재고를 꺼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1만3500원입니다"라고 했더니, 손님 B씨가 "4개 1만2000원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트에 전시된 하이네켄 캔맥주 묶음. / 뉴스1
마트에 전시된 하이네켄 캔맥주 묶음. / 뉴스1

손님이 하이네켄 4캔을 구매해야 할인 이벤트로 1만2000원이고, 3캔은 이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1만3500원이었기 때문에 빚어진 갈등이었다.

B씨가 따지자 A씨는 귀찮은 마음에 냉장고 창고에서 하이네켄 1캔을 가져와 4캔 한 묶음으로 만든 뒤 "1만2000원이다"고 했다.

그러자 B씨는 "왜 3캔에 1만3500원 받으려고 했냐"고 꼬투리를 잡았다. A씨가 "아까는 재고가 있는지 몰라서 그랬다"고 하니, B씨는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며 짜증 냈다.

사실 이 사례의 1차적인 책임은 점주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님이 "4캔에 1만2000원이죠"라고 물었으면 점주는 "네. 4캔에 1만2000원이고 3캔은 1만3500원입니다"라고 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터였다. 점주가 밑도 끝도 없이 "1만3500원"이라고 하니 손님이 발끈한 것이었다.

갈등은 비등점을 넘어섰다.

말이 안 통한다고 판단한 A씨는 "3캔을 판 것도 아니고 4캔을 1만2000원에 내주지 않았느냐"며 욕을 하며 싸움을 걸었다.

매장에 혼자 있는 손님이 물건을 훔쳐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호의를 베풀어 냉장고 창고 가서 캔 하나를 빼 온 건데 폭리 업주로 몰리니 억울하다는 취지였다.

승강이가 격화되자 A씨는 경찰을 불렀다. 경찰이 오자 이번엔 B씨가 분노가 터졌는지 A씨에게 "너는 안 되겠다"며 화를 폭발시켰다고 한다.

어떻게 상황을 정리하면 좋겠느냐는 경찰의 물음에 A씨는 "그냥 저 사람 쫓아달라"고 해 B씨를 매장 밖으로 내보내고 사건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분이 채 풀리지 않은 A씨는 "(B씨는) 제가 마치 폭리를 취하려다가 걸려서 발뺌하고, 사과하거나 무언가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나 보다"며 "이런 진상을 한 번 상대하고 나면 장사를 하기 싫어진다"고 씩씩거렸다.

한 묶음 캔맥주들. / 뉴스1
한 묶음 캔맥주들. / 뉴스1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체로 둘 다 진상 유형이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들은 "저런 마인드로 어떻게 편의점을 하지?", "설명하기 귀찮아서 '1만3500원입니다' 질러놓고 뭘 잘했다는지", "점주가 대처를 잘못한 거다", "장사하기 싫은가 보다",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점주가 말을 잘못했다", "손님을 예비 도둑으로 보는 시점에서 장사하긴 글렀다"며 점주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반면 "손님도 저 정도 진상 부릴 일은 아니다", "앞뒤 말 자르고 '4캔 1만2000원이죠?' 할 게 아니라 '4캔 1만2000원이던데 3캔 밖에 없네요. 한 캔 더 없나요'라 물어봤어야 했다"며 손님의 태도를 나무라는 반응도 나왔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