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도심 질주한 타조 '타돌이'… 탈출 소동 벌인 이유가 있었다

2024-03-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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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도심에 출몰한 타조
이별 후 스트레스 시달려

전날 경기도 성남 도심 한복판에 나타나 도로 위를 질주한 타조의 안타까운 사연이 KBS를 통해 전해졌다.

26일 오전 9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일대 도로에서 목격된 타조 '타돌이' / 독자 제공-연합뉴스
26일 오전 9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일대 도로에서 목격된 타조 '타돌이' / 독자 제공-연합뉴스

매체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30분쯤 성남시 중원구 일대 차로를 달리다 1시간여 만에 포획된 타조는 수컷으로, 2020년에 태어났다. 이름은 '타돌이'다.

한 생태체험장에서 지내 온 타돌이는 이날 우리에 생긴 틈새로 탈출, 한 시간 넘게 정처 없이 바깥세상을 떠돌았다.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에 의해 포획된 타돌이는 큰 부상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이번 탈출 소동으로 다친 사람도 다행히 없었다고 한다.

한 생태체험장에서 지낸 수컷 타조 '타돌이'가 우리를 탈출해 26일 오전 9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일대 도로를 뛰어다니고 있다. / 독자 제공-연합뉴스
한 생태체험장에서 지낸 수컷 타조 '타돌이'가 우리를 탈출해 26일 오전 9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일대 도로를 뛰어다니고 있다. / 독자 제공-연합뉴스

당초 '자유를 찾아 나선 타조'로 소개되며 갑갑한 우리에서 벗어나려고 탈출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으나, 타돌이는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이 같은 행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생태체험장 측에 따르면 타돌이는 동갑내기 암컷 타조인 '타순이'와 새끼 때부터 함께 체험장 우리 안에서 지내왔다. 지난해 여름엔 타순이와 사이에서 알도 낳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 타순이가 갑작스럽게 숨을 거두면서 세상을 떠났고, 타돌이는 예고 없이 이별을 맞았다고 한다. 이후 한 달여 간 타돌이는 홀로 우리 안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체험장 측은 서로 교감을 나누며 친하게 지내 온 타순이가 떠나자, 타돌이가 혼자 지내며 심적으로 고통을 느껴 이런 일은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탈출 1시간여 만에 포획된 타조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연합뉴스
탈출 1시간여 만에 포획된 타조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연합뉴스

체험장으로 복귀한 타돌이는 다리에 타박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현재 안정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험장 측은 울타리를 보강해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처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 23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해 주택가, 도로 등 도심을 누빈 얼룩말 세로 / 에펨코리아
지난해 3월 23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해 주택가, 도로 등 도심을 누빈 얼룩말 세로 / 에펨코리아

앞서 지난해 3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지낸 얼룩말 세로도 도심 탈출극을 벌였다.

2019년 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세로는 부모를 모두 여의고 형·누나까지 다른 곳으로 보내지자,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을 잃고 방황기를 보낸 세로는 다시 어린이대공원으로 돌아가 지내고 있다.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