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과학자들을 충격에 빠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2024-04-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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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평균보다 기온 38.6도 상승... 인류에 재앙 미칠 수준

AI로 만든 남극 이미지. / 픽사베이
AI로 만든 남극 이미지. / 픽사베이

남극에서 과학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일이 벌어졌다. 지구 생태계에 재앙이 닥치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남극 콩코르디아 기지의 과학자들이 2022년 3월 18일 남극 기온이 계절 평균보다 38.6도나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고 영국 가디언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빙하학자인 마틴 시거트 액서터대 교수는 "우리 커뮤니티의 어느 누구도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실질적인 우려 사항"이라며 "우리는 완전히 전례 없는 일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남극조사국을 이끄는 마이클 메러디스 교수도 "기온이 영하라면 이와 같은 엄청난 (온도) 급등을 견딜 수 있겠지만 영국에서 40도가 상승한다면 봄 기온이 50도를 넘어갈 것이고 이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호주를 포함한 저위도 지역에서 부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극 대륙 깊숙이 침투하는 현상이 콩코르디아를 강타한 ‘열파’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이 같은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2년 동안 남극 대륙에서 불안정한 기상 이상 현상에 대한 보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극 서부 빙상 주변의 빙하들의 부피가 줄어드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대륙 주변 바다에 떠 있는 해빙(海氷)의 양이 한 세기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남극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는 호주 태즈메니아대 연구팀이 최근 기후 저널(Journal of Climate)에 발표한 논문에도 나와 있다. 연구팀은 남극 생태계와 지구 기후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갑작스럽고 중요한 전환이 남극 기후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거트 교수는 남극이 지구에서 온난화의 타격을 가장 강하게 받은 북극의 사례를 따르고 있다면서 "북극은 현재 지구의 나머지 지역보다 4배 빠른 속도로, 남극은 2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례가 없는 이 같은 온도 상승폭은 지구온난화 때문으로 보인다. 인류가 대기 중에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남극 기후가 무너지는 셈이다.

북극과 남극이 지구온난화의 타격을 받는 주요 원인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따뜻해진 지구 해양이 극지방에서 해빙을 녹이고 있기 때문이다. 얼음 아래에서 빛을 보지 못하던 바다가 노출되고 태양 복사가 더 이상 우주로 반사되지 못하면서 바다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한 과학자는 "근본적인 원인은 인류와 화석연료의 지속적인 연소 및 온실가스 배출이지만 본질적으로 이는 온난화된 해양과 해빙의 용해라는 악순환“이라면서 "이 모든 문제는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와 관련한 정부간 협의체는 이번 세기까지 해수면이 0.3∼1.1m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만 상당수 전문가는 위험이 과소평가됐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급격히 변하는 남극 생태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남극 바다에 사는 식물이 사라지면서 물고기, 펭귄, 바다표범, 고래 등의 먹이이자 남극 먹이사슬의 근간인 크릴새우가 감소하고 있다. 크릴새우가 멸종하면 남극생태계가 붕괴하고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조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크릴새우는 조류를 먹고 배설하는데, 배설물이 해저로 가라앉으면 탄소를 해저에 가둬두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남극 상태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실제로 깃털이 자라기도 전에 해빙이 붕괴하는 탓에 자랄 때까지 해빙 위에서 지내야 하는 황제펭귄의 개체 수가 줄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