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 여성 폭행남 모친 “우리 애 얼마나 착한데...피해자 그저 재수 없었던 것뿐”

2024-04-13 14:18

add remove print link

“아픈 애한테 자꾸 그러지 마라. 얼마나 마음이 아픈 애인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여성이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50대 남성까지 폭행한 20대 남성의 모친이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며 아들을 옹호했다.

사건 당시 편의점에 방문한 A씨의 모습 / SBS '궁금한 이야기 Y'
사건 당시 편의점에 방문한 A씨의 모습 / SBS '궁금한 이야기 Y'

지난 9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형사3단독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4일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물건을 조심히 다뤄달라는 여성 직원 B씨를 폭행했다. A씨는 B씨의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는 맞아야 한다"라며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렸다.

B씨는 얼굴 부위를 집중적으로 폭행당해 청력을 잃었고 결국 치료가 불가능해 평생 보청기를 사용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A씨의 모친이 음주와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 미약을 이유로 들며 아들을 옹호한 사실이 드러나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내용은 지난 12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전해졌다.

A씨의 범죄를 옹호하는 A씨의 모친 / SBS '궁금한 이야기 Y'
A씨의 범죄를 옹호하는 A씨의 모친 / SBS '궁금한 이야기 Y'

A씨의 모친은 "여성 혐오? (우리 애가) 얼마나 착한 애인지 아시냐"라며 "우리 가족 먹여 살리다시피 했던 애다. 우리 애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여성 혐오주의 그런 거 모른다. (피해자 주장은) 99.9%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분들도 그저 재수가 없었던 것"이라며 "저도 죽을 지경이다. 애 아빠는 2005년부터 투병 생활 중이고 애 형도 공황장애 와서 약 먹고 있고 우리 가정은 삶이 없다"라고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지 않느냐"라며 "아픈 애한테 자꾸 그러지 마라. 얼마나 마음이 아픈 애인데"라고 말했다.

그러나 A씨의 형은 이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제작진을 찾아왔다. 그의 형은 "그 편의점 사건 며칠 전에 나한테 '너 오늘 죽어야겠다. 내가 칼 들고 찾아갈게'라고 하더라"라며 "저희 가족들도 솔직히 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때 동생을 신고했고 저는 제 자취방에 피신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A씨가 충동적인 행동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면서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이 저지른 범죄란 생각이 든다. 여성 혐오자는 절대 아니다. 2022년 8월쯤에 (정신질환이) 처음 발병했다. 조증이 워낙 심했다.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고 본인 말만 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A씨의 사정을 안다는 지인은 A씨가 정신질환을 얻은 계기를 회사 생활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았다"라며 "직원이 대부분 남자인 회사였는데 (A씨에게) 일을 많이 떠넘긴 것 같더라. 또 무력으로 제압하려고 하고. (A씨가) 거기서 폭행 비슷하게 당한 것 같았다. 군대식으로 찍어 누르는 것에 (A씨가) 폭발했다"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A씨의 행동이 약자를 대상으로 한 분풀이라고 분석했다.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명예교수는 "A씨가 자신의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기 쉬운 취약한 상대를 선택적으로 골라 폭력을 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