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영업자 3000명을 떨게 한 전화…9000만 원 뜯은 '범인' 밝혀졌다

2024-04-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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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염 걸렸다며 음식점 3000곳에 전화한 30대 남성
합의금으로 9000만 원 뜯어내… 구속해 조사 중

자료 사진 / wisely-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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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에서 식사 후 장염에 걸렸다며 업주들을 협박해 합의금을 뜯어낸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상습사기 혐의로 A씨(39)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전국 음식점 418곳에서 9000만 원 상당을 뺏은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전화를 한 음식점은 전국 30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다수 음식점에 무작위로 전화 후 "일행과 식사했는데 장염에 걸렸다"라며 합의금을 요구했다. 이를 거부한 업주에게는 "구청에 전화해 영업정지를 시키겠다"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합의금을 받은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적 없었다.

A씨는 이러한 수법으로 뜯어낸 합의금을 받아 생활비와 인터넷 도박 자금으로 사용해 왔다.

이에 경찰 측은 피해 업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A씨를 '장염맨'이라고 부르며 공유한 사례들과 언론 보도를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그동안 A씨는 낮에는 휴대전화로 범행을 저지르고, 밤에는 휴대전화를 꺼 경찰의 추척을 피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찰은 증거자료 등을 분석해 A씨가 밤에는 부산에서 머무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검거했다.

확인 결과 A씨는 과거에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검거돼 지난해 출소했는데, 출소 두 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 착수 후 분석한 계좌 거래내역 외 약 20일간의 내역을 추가로 확인해 추가 피해자나 피해액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례와 비슷한 요구를 받은 경우 식사한 날짜와 시간, 영수증 등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하고 음식점 CCTV 등을 통해 음식 취식 사실을 확인하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home 이설희 기자 seolhee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