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 빼려면 2000원 더 내세요” 김밥집 사장의 전혀 예상 못한 선언 (전문)

2024-04-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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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집 사장이 발표한 특이한 사과문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김밥 자료사진. / 픽사베이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김밥 자료사진. / 픽사베이

김밥에 들어가는 햄을 빼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고 안내한 김밥집 사장 A씨가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줘 감사하다며 누리꾼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맞춤형 김밥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러 누리꾼이 A씨가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비꼬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A씨는 김밥에서 햄을 빼면 2000원을 더 달라고 고객에게 안내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고객이 재료를 빼면서 추가 요금을 받는 것이 맞는지 묻자 “다른 재료가 더 들어간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고객인지 정말 재밌다. 본인 성함, 이름, 얼굴도 밝히지 않은 채 무조건 자기 마음대로 해달라고 하시는 분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후 고객이 A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X에서 공개하자 A씨는 "소상공인 인격 살인이다. 아이도 안 하는 짓을 왜 했나"라고 따졌다.

A씨가 고객과 주고받은 대화 / X
A씨가 고객과 주고받은 대화 / X

논란이 확산하자 A씨는 17일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려 “고객 한 분 한 분의 의견과 취향에 맞춰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김밥을 만들 때 (특정) 재료를 빼달라며 개인 취향을 말해주면 (재료가 빠진) 빈 자리를 다른 재료로 듬뿍 채웠다. 그걸 아는 고객들은 지난 7년간 추가 금액을 지불하며 아무 말(항의)도 하지 않았다. ‘김밥을 더 푸짐하게 싸줘 언제나 잘 먹고 있어요’라는 소리만 듣고 영업했다”라면서 “새 고객들에게 그것이 큰 불편함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A씨는 “그 현실에 안주해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저질렀다. 저를 믿고 찾아준 고객들과 그동안 저희 가게를 아끼고 사랑해준 분들에게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새 고객의 취향을 고려하지 못한 점, 이에 대한 쓴소리와 비난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한다”라면서 “제 잘못이 가장 큰지라 더 이상 법적 조치, 방송국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오늘 제가 아직 더 부족한 1인가게 사장이라 고객이라는 스승들에게 더 배워가며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라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다른 김밥집과 똑같이 모두 동일한 레시피로 제공하겠다”라며 “오늘도 고객이 ‘돈을 더 지불할 테니 예전처럼 해달라’고 했지만 제가 정중하게 ‘가게 모토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어 그 전처럼 맞춰드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김밥에 들어가는 햄을 빼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는 문제를 두고 실랑이를 벌인 고객이나 자신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을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는 새로운 뉴페이스 고객’으로 규정한 뒤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제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해주셔서 온 마음 다해 감사드린다. 이 사랑 받아서 하루종일 한 끼도 안 먹고 김밥만 열심히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거나 응원하는 누리꾼들에게는 “나이와 세대 그리고 직업에 상관없이 제게 많은 채찍과 당근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어 너무 죄송하다”라면서 “항상 표준 레시피로 찾아뵙겠다”고 했다.

A씨가 사과문을 두고선 반응이 엇갈린다. 상당수 누리꾼은 사과하는 글이 아니라 비꼬는 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어떤 거도 바꿀 수 없는 새로운 뉴페이스 고객’, ‘이 사랑 받아서 하루종일 한 끼도 안 먹고 김밥만 열심히 만들었다’ 등의 표현을 통해 대놓고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은 비꼬았다는 것이다.

반면 사과문으로 보는 것이 맞는다는 주장도 있다. 한 누리꾼은 누군가에게는 비꼬는 글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A씨가 그간 올린 글의 문체를 고려하면 사과문에 진심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씨가>

지난 7년 동안 개인적 취향을 반영하여 맞춤 김밥만 판매만 했던 OO김밥카페 주인장 입니다👩‍🍳💕

ㅡ이제는 햄 단무지 맛살 계란 당근등등

김밥 재료를 넣고 빼라고 하는

김밥을 향한 모든 고객님 한 분 한 분에

의견과 취향을 맞춰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ㅡ김밥을 만들 때 재료를 빼달라고

개인적 취향을 말씀해 주시면

그 빈 자리를 다른 재료로

듬뿍 듬뿍채워 넣어 드렸는데요. 😊💕💕💕💕💕

ㅡ그거를 아시는

지난 7년 동안에

추가금액 지불하셨던

고객님들은 아무 말씀 없으시고 사장님이 김밥을 더 푸짐하게 싸주셔서 언제나 잘 먹고 있어요. 라는 소리만 듣고 영업하고 있었던 지라😊❤️

ㅡ또 새로운 고객님들께선

그것이 큰 불편함이 될줄도 잘 몰랐습니다. 😭🙏

ㅡ그 현실에 안주하여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저질러

저를 믿고 찾아주셨던 고객님들과

그동안 저희 가게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던 분들에게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ㅡ새로운 고객님 취향을 깊이 반성하며,

고려하지 못한 점

그에 대한 쓴소리와 비난 감사히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합니다👩‍🍳✋️

ㅡ 제 잘못이 가장 큰 지라

더 이상 법적 조치

방송국과의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ㅡ오늘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제가 아직 더 부족한 1인가게 사장이라

고객님이라는 스승님들에게

더 배워가며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요😭

ㅡ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ㅡ앞으로 다른 김밥집과 똑같이

저희는 모든 고객님 예외없이

모두 동일한 레시피로 제공됩니다.

ㅡ1인가게라 앞으론

모든 동일한 레시피로 나갈 예정입니다

오늘도 돈을 더 지불할테니 예전처럼 해달라고 하시는 고객님도 계셨는데요.

ㅡ 제가 정중하게

앞으로 저희 가게에 모토는

모든 고객님께 동일한 레시피로로 바뀌어 그 전처럼 맞춰드릴 수 없다

말씀 드렸습니다. 😄

ㅡ그래도 이해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예나 지금이나 많이 사랑해 주시는 단골 고객님들과😘❤️

ㅡ오늘 모든 예상을 깨고

어떤 거도 바꿀 수 없는 새로운

뉴페이스 고객님들💎👍👍👍👍👍

ㅡ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ㅡ많은 반성과 제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해주셔서 온맘다해 감사드립니다. 😭💕💕💕💕💕

ㅡ 언제나 그랬듯이

최선을 다하는

1인기업 OO김밥카페 주인장이 되도록 더더욱 노력하는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ㅡ 많은 관심과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 이 사랑 받아서

하루종일 한 끼도 안 먹고 김밥만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ㅡ이렇게 큰 행복🧧 사랑❤️

한참 부족한 제게 주셔서

이 은혜 제 생을 다하는 날까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ㅡ 나이와 세대 그리고 직업에 상관없이.

저에게 많은 채찍과 당근을 주신 고객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어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항상 표준 레시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seeyoutomorrow 😉

ㅡ 감동적인 2024년 4월 16일 화요일

ㅡ 온 마음 다해 진심으로 사랑하는 고객님과 인친 여러분에게.

# OO김밥카페 주인장 올림🙇‍♀️❤️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