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는 내 책임, 하지만...” 오늘(27일) 귀국한 황선홍, 축협 향해 '작심발언'

2024-04-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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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연령별 팀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황선홍 감독이 올림픽 축구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황선홍 U-2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10회 연속 본선 무대를 노렸던 U-2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인도네시와의 8강전에서 패해 파리행 티켓을 잡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 뉴스1
황선홍 U-2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10회 연속 본선 무대를 노렸던 U-2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인도네시와의 8강전에서 패해 파리행 티켓을 잡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 뉴스1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한국 축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12시께 인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황선홍호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연장 혈투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졌다.

이로써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어온 한국 축구의 올림픽 연속 출전의 기록도 '9'에서 멈췄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에 오르지도 못한 것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이다.

이날 인천공항에서 취재진 앞에 선 황 감독은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나에게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다만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 우리 선수들에게는 비난보다는 격려를 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사과와 더불어 한국 축구를 향해 가감 없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핑계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연령별 팀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의 시스템이면 (세계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 같이 노력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인 플랜이 있어야 한다.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 감독 수명이 좌우되면 아시안게임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며 "나 역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작년 9월에 집중해야 했다. 올림픽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구조로는 아시아권에서도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는 없고 점점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전에서 상대의 거친 파울에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퇴장 판정은 이해할 수 없다. 감독이 그 정도는 항의할 수 있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었다"라며 아쉬워했다.

또한 차기 대표팀 관련 협회와 면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저 그렇게 비겁하지 않다. 저는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다음 생각하고 뒤에서 작업하고 그런 행동 안 한다"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러면서 향후 거취에 대해 "많이 지쳐있다. 우선은 좀 쉬고 싶다"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공개했다.

협회는 "오늘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패배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것에 대해 축구팬, 축구인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위해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 대표팀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저희 대한축구협회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향후 선수와 지도자 육성, 대표팀 운영 체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내 더 이상 오늘과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당면 과제인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잘 마무리 짓고 계속 이어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좋은 경기로 국민 여러분께 기쁨을 드리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하다"라고 마무리했다.

인도네시아전 충격패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7월 개막할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

파리올림픽 아시아예선을 겸해 열리는 이번 대회는 최종 성적 상위 세 팀만 파리 직행 티켓을 가질 수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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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