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들 “배달은 공짜가 아니다. 노동이다”

2024-04-3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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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할 때 41명이던 노조원, 현재 1000명 넘어

배달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29일 연합뉴스는 배달노동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의 구교현 위원장 인터뷰를 전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맥도날드 배달노동자였던 박정훈 초대 위원장이 2018년 7월 '폭염수당 100원'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한 것이 계기가 돼 만들어졌다.

2019년 5월 1일 출범할 때는 41명이었는데, 현재 1000명 이상이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구 위원장은 "처음에는 라이더들을 만나기조차 어려워서 온갖 방법을 다 썼어요. 시간이 곧 돈이기 때문에 쉼 없이 도로 위를 달려야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도로변에서 피켓을 들고 홍보활동도 했고 신호를 기다리는 라이더에게 달려가 명함 한 장이라도 건네려 했죠"라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라이더유니온이 이뤄낸 가장 큰 성과로 배달노동자의 인식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처음에는 '우리가 뭉치는 게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지금은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고 부당한 대우를 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배달노동자의 상식이 됐다"고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산재 적용 요건 중 한 사업장에 종속돼 일정 시간 일해야 한다는 '전속성' 조건이 폐지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하지만 여전히 배달노동자는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구 위원장은 "배달의민족이 안전교육센터를 개설하는 등 다른 플랫폼 기업보다 노력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산재 발생 1위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위험성 평가'를 통해 노사가 함께 위험 요소를 찾는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위원장은 "결국 라이더들이 과로와 속도 경쟁에 노출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22대 국회에서 안전운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운임제란 건당 운임을 받는 배달노동자에게 적정 운임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제도다.

구 위원장은 "여전히 배달이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해있는 것 같아 안타깝죠. 배달노동자도 결국 하나의 직업이잖아요.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더 뿌리박힐 수 있게끔 열심히 뛰어보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