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우울증 약 먹고 있는데 결혼 전에 알려야 하나요?” 반응 난리 난 글

2024-05-02 15:12

add remove print link

실제 배우자에게 결혼 전 정신병 숨겼다가 혼인 취소된 사례도 있어

결혼을 앞둔 여성이 자신의 정신 질환 때문에 고민을 털어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ran_kie-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ran_kie-shutterstock.com

'결혼 전에 우울증도 알려야 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왔다. 이 글은 하루 만에 조회수 9만 1000회, 추천수 800회를 넘길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또 더쿠 등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기도 했다.

우울증으로 7년 정도 약을 먹고 있다는 글쓴이는 "(과거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을 정도로 (우울증이) 심하긴 했다. 근데 지금은 괜찮고 조현병 같은 것도 아니다. 직장인들 다 겪는 흔한 우울증으로 약 먹는 것도 결혼 전에 알려야 하나. 가정 폭력 때문에 생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현병 같은 거면 모를까, 우울증은 직장인 중에 많은 사람이 약 먹고 있지 않느냐"라며 조언을 구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얘기해야 한다"와 "얘기하면 손해"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부 네티즌은 "말 안 하고 결혼하면 사기 결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글을 접한 더쿠 회원들은 "결혼하는 사이에 이걸 고민하는 거 자체가 신기하다", "7년이면 만성 질환인데 알려야지. 저런 것도 숨길 사이면 결혼을 왜 하는지 몰라", "당연히 알려야지. 연애하면서 말을 안 한 것도 신기하다", "7년간 약 먹었으면 흔한 우울증이 아니지. 자기도 걸리는 게 있으니까 말 안 하려는 거잖아", "알려라. 나도 (상대방이 우울증 환자인지) 모르고 만났다가 내가 정신병원 다닐 뻔했다", "당연한 거 아님?", "말해야 함. 거짓말은 언젠가 들키게 돼 있다", "사기 결혼으로 고소당하고 싶지 않으면 말해야지"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가볍게 스트레스받아서 상담받고 우울증약 받고 있다는 정도만 말하라", "말해봤자 좋을 게 없으니 숨겨라", "알려봤자 본인만 손해", "나중에 이혼할 때 문제 삼을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yamasan0708-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yamasan0708-shutterstock.com

배우자에게 결혼 전 정신 병력을 알리지 않았다가 혼인이 취소된 사례도 있다. 대구가정법원 상주지원에서 이 같은 판결이 나왔다.

외국인인 피고는 2010년쯤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공장 등에서 생활하던 중 남자 친구와 문제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이에 엉뚱한 소리를 하고 웃는 모습을 하며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정신질환을 앓았다. 이후 2012년 4월 정신병원에서 기타 급성 및 일과성 정신병 장애 진단을 받고 한 달간 입원해 약치료를 받았다.

이후 그는 모국으로 돌아갔으나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 국적을 취득한 피고 친언니의 주선으로 원고를 소개받았다. 이후 원고와 피고는 2016년 결혼식을 치른 뒤 2017년 피고가 한국에 들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피고나 그의 친언니는 원고에게 피고의 정신 병력을 알리지 않았다.

이후 피고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웃는 모습을 하며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증상을 드러냈다. 결국 피고는 2017년 두 차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에 원고는 이혼이 아닌 혼인 취소를 원했고 혼인 취소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정신 병력을 숨긴 피고의 기망행위를 인정하고 이는 혼인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인정해 혼인 취소 판결을 내렸다. 위자료 액수도 원고가 혼인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 등을 감안해 2000만 원으로 결정했다.

우울증은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뜻한다.

우울증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다른 정신 질환처럼 다양한 생화학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울증 예방·관리 위한 7대 생활 수칙

1. 친구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세요.

• 친구와 가족과 함께 취미생활이나 즐거운 일을 하세요.

- 영화 보기, 노래 부르기, 등산하기, 여행하기

•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은 우울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규칙적인 운동을 해보세요.

• 매일 30분 이상 약간 숨이 차는 정도의 걷기 운동을 하세요.

- 가볍게 숨이 차지만 짧은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로 운동하기

- 적어도 주 3회 이상, 30~40분 동안 지속적으로 운동하기

- 주 2회 정도의 근력운동을 병행하기

- 주치의나 운동 전문가의 지도받기

3. 음주를 피하세요.

• 폭음을 피하고 최대한 천천히 음주하세요.

- 공복 상태에서 음주를 피하고 음주 사이에 물이나 알코올이 없는 음료 마시기

• 자주 음주하는 습관을 버리세요.

- 최소한 2~3일 이상 음주하지 않는 날 만들기

4.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세요.

• 과식이나 붉은 고기,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의 섭취를 줄이세요.

•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하세요.

- 과일, 채소, 통곡물, 올리브유, 견과류, 콩, 허브와 향신료 등 끼니마다 섭취하기

- 생선과 해산물은 일주일에 2회 이상 섭취하기

- 닭고기와 같은 흰 살 고기와 달걀, 치즈, 요거트 등 매주 적당량 섭취하기

5.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유지하세요.

• 잠자기 전 태블릿 PC, 스마트폰의 사용을 줄여주세요.

- 수면 한두 시간 전에는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화면의 푸른빛을 차단하거나 빛의 밝기 낮추기

• 평소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의 섭취를 줄여주세요.

- 잠자기 4~6시간 전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커피, 콜라, 녹차, 홍차 등) 피하기

• 잠자기 전 음주나 과도한 음식물 섭취를 줄여주세요.

6. 치료에 긍정적으로 참여하세요.

• 정신·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세요.

• 자의적으로 약을 조절 또는 중단하지 마세요.

•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7. 경고신호를 가볍게 여기지 마세요.

• 공격적인 혹은 충동적인 행동,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 자살 방법을 찾고 계획을 세우는 모습 등은 자살이 임박한 신호일 수 있으므로 빠른 조치를 취하세요.

• 안전을 확보한 다음 전문가와 전문기관에 의뢰하세요.

<자료=대한의학회, 질병관리청>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