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치솟는 채소·과일 가격…밥상물가 경고등
2024-07-2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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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과일 가격 급등, 장마철 침수 피해가 원인
장마철 침수 피해로 상추, 깻잎 등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했다.

장마철 침수 피해로 인해 상추, 깻잎 등 채소와 제철 과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밥상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적상추 소매 가격이 100g당 2107원으로 1주일 만에 56.3%나 상승했다. 이는 한 달 전의 891원보다 136.4%, 1년 전보다 16.5% 높은 가격이다.
적상추와 함께 대표적인 쌈채소인 깻잎도 100g당 2550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3% 올랐다. 1년 전보다 11.7%, 평년보다 31.6% 상승한 가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부산일보에 "상추는 서울 가락시장 반입량의 절반 이상을 재배하는 충남 논산, 전북 익산 지역에 침수가 발생해 출하량이 크게 감소했다. 깻잎도 가락시장 공급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충남 금산 지역의 침수 피해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시금치는 100g당 1675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5% 상승했다. 평년보다 53.5%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풋고추도 100g당 1508원으로 1주일 전보다 12.3%, 1년 전보다 27.3% 각각 상승했다. 배추(한 포기당 5092원)와 열무(1kg당 4404원)도 1년 전보다 각각 24.0%, 22.3% 상승했다.
과채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인다.
수박은 1개당 2만 1736원으로 1주일 전보다 3.5%, 평년보다 7.5% 올랐다. 참외(10개당 1만 5241원)는 1주일 전보다 13.9%, 평년보다 5.6% 비싸다. 토마토(1kg당 4799원)는 1주일 전보다 2.5%, 평년보다 14.1% 상승했다.
특히 지난주부터 내린 많은 비로 전국 수박 하우스 물량의 70% 안팎을 차지하는 충남 논산, 부여 수박 재배지의 60~70% 이상이 침수 피해를 보면서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수박 수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들어 대형마트에서는 수박의 비파괴 당도 검사 통과율이 40~50% 수준에 머물러 정상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산일보에 "장마철 잦은 호우는 생육 여건 악화, 병충해, 출하 작업 부진 등의 원인"이라며 "산지 출하가 불안정해지고 공급이 급감하면 가격이 올라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마 영향으로 병충해가 발생하면 과일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고온 다습한 장마철에는 잿빛곰팡이병, 탄저병 등 병충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마철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만큼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한국경제에 "이상기후로 특정 품목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해 체감 물가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근원물가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채소류의 경우 이달 호우로 깻잎 재배 면적의 9%(100ha), 참외 5%(258ha), 상추 5%(137ha), 수박 2%(192ha) 등이 침수됐으나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아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장마 피해가 발생한 직후 농촌진흥청 기술 지원과 농협의 무이자 자금 지원 등 대책을 동원해 공급량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일부 품목의 경우 주산지에 호우가 집중돼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올랐지만, 밥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