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한가득'… 수성 지표 아래 새로운 비밀이 전해졌다
2024-07-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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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가 무려 약 16km
수성 지표면 아래 약 16km 두께의 다이아몬드 맨틀층이 존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은 수성이다. 최근 약 16km 두께의 다이아몬드 맨틀층이 이곳 지하에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우주 과학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벨기에 루벤가톨릭대학 연구팀의 발표를 인용해 24일(현지 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됐다. 수성 표면이 어두운 것은 흑연 성분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그동안의 통설이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수성의 맨틀이 흑연이 아닌 다이아몬드로 구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NASA(미국 항공 우주국)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밝혀졌다.
연구팀을 이끈 올리버 나무르 루벤가톨릭대 교수는 “수성의 맨틀과 핵 경계에서의 압력을 고려할 때, 다이아몬드가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성의 핵이 초기에는 액체 상태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정화되면서 다이아몬드가 형성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수성 내부의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대용량 프레스를 사용했다. 그들은 수성 맨틀과 유사한 합성 규산염에 7GPa(기가파스칼) 이상의 압력과 섭씨 2177도의 온도를 가했다. 이를 통해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는 과정을 관찰하고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다이아몬드는 두 가지 과정을 통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첫째는 마그마 바다가 결정화되면서 얇은 다이아몬드층이 형성되는 것이다. 둘째는 수성의 금속 핵이 결정화되는 과정에서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이아몬드가 핵과 맨틀 경계에 머무르게 된다.
연구진은 초기에는 약 1km 두께의 다이아몬드층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께가 점차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수성의 화산 활동과 냉각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신저 탐사선은 2004년 8월 발사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수성을 탐사했다. 이 탐사선은 수성의 지질과 자기장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했고 극지방 그림자 속에서 물 얼음을 발견하기도 했다.
2015년 임무를 마친 메신저호는 수성 표면에 충돌하면서 임무를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