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구하는데 꼭 필요한 흉부외과, 남은 전공의 고작 12명
2024-07-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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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벌어진 현실
필수과 전공의 실태가 상당히 심각한 걸로 드러났다.
29일 머니투데이는 대표적인 기피과로 꼽히는 흉부외과 전공의 부족 상황을 보도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이하 흉부외과학회)로부터 입수한 '흉부외과 전공의 사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존 흉부외과 전공의 총 107명 중 현재 12명(1년차 3명, 2년차 2명, 3년차 1명, 4년차 6명)만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 95명은 사직서가 처리됐거나, 사직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학회는 지난 24~26일 전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흉부외과 전공의 사직 현황을 공식 집계했다.

기존 흉부외과 전체 전공의 107명 중 75명이 사직 처리됐고, 20명은 사직이 보류돼 사직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원·충북·제주엔 흉부외과 전공의가 의정갈등과 상관없이 1명도 없고, 전북은 단 1명이었지만 의정갈등 후 현재는 0명이다.
서울은 기존 62명이었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으로 인한 갈등으로 2명만 남았다.
김관민 흉부외과학회장은 "전공의 12명으로는 연간 2만건이 넘는 심장 수술, 폐암 수술을 완수할 수 없고 앞으로 흉부외과의 미래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자명하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이런 노력의 결실로 신입 전공의 수가 2023년 40명까지 늘어, 무려 20년 만에 40명대에 진입하는 성장을 이뤄냈다"면서도 "그러나 의정갈등 상황이 펼쳐지며 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했다.
정부가 집단 이탈 석 달째인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은 오히려 "사직 처리를 빨리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부 전공의는 생활고로 인해 과외나 병원 행정직, 배송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에게 “사직 전공의들이 개원가에 취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지난 18일 각 수련병원이 사직 처리한 미복귀 전공의는 7648명이다.
이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신청서를 낼 수 있는데 이걸 놓치면 다음해 9월까지는 수련을 재개할 수 없다.
서울시의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오는 24일 25개 구회장단, 사직 전공의들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전공의 대표는 이를 염두에 두고 위와 같은 요청을 한 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