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 남긴 한마디
2024-10-11 08:09
add remove print link
한강 "편안한 하루"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혔다.
한강은 수상자 발표 후 노벨상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영광스럽고 여러분들의 지지에 정말 감사드린다. 그저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다. 또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며 "한국 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강은 어느 작가로부터 가장 큰 영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어릴 때 옛 작가들은 집단적인 존재였다"면서 "그들은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단호하다. 그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내 영감이 됐다. 이에 따라 영감을 준 몇몇 작가를 꼽기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한강은 본인을 막 알게 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본인 작품으로는 2021년 작 '작별하지 않는다'를 비롯해 '흰', '채식주의자'를 권했다.
한강은 "가장 최근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인간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흰'은 상당히 자전적인 내용이어서 아주 개인적인 작품"이다. 또 '채식주의자'도 있다"면서 "'작별하지 않는다'로 시작해 봐도 좋겠다"고 전했다.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작품인 연작소설집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는 "3년에 걸쳐 썼는데 그 3년은 여러 이유로 아주 힘든 시간이었다. 또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미지, 나무의 이미지를 찾아내기가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강은 서울의 집에서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쳤을 때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마쳤을 때였다. 한국은 저녁 8시쯤이었다. 아주 평화로운 저녁 시간이었다"며 "누군가 전화를 해서 (수상 소식을) 알려줬고 당연히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을 좀 읽고 산책했다. 아주 편안한 하루였다"며 "아들도 놀랐지만 (수상에 대해)같이 이야기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한강은 노벨상 수상을 어떻게 축하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술을 마시지 않아서 오늘 밤 아들과 차를 마시며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고 답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하면서 그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다"고 평가했다.
한강은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아시아 여성이 노벨 문학성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2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