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한민국이 남북전쟁 도화선에 불 당기고 있다”
2024-10-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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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국민의 목숨을 건 도박은 처참한 괴멸로 이어질 것이다”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주장을 앞세우며 대남 적개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1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날 밤 국방부를 맹비난한 담화를 1면에 게재했다. 이 담화의 제목은 '무모한 도전객기는 대한민국의 비참한 종말을 앞당길 것이다'다.
김 부부장은 국방부가 전날 '정권종말'을 언급한 것을 두고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도전"이라며 "전쟁 발발의 도화선에 기어코 불을 달려는 특대형 범죄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한국군부깡패들은 경거망동을 삼가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남한이 타국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 행위를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김 부부장이 상황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화에 담았단 해석이 나온다. ‘도발을 재발하지 말라’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이다.
이날 노동신문 1면에는 김 부부장의 담화뿐만 아니라 국방성 대변인의 담화도 실렸다. '자기 국민의 목숨을 건 도박은 처참한 괴멸로 이어질 것이다'라는 제목의 이 담화는 남한이 도발을 계속하면 참혹한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12일 포병부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명령을 하달했다고 신문이 보도했다. 무인기를 발견하면 즉시 타격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는 내용이 1면에 포함됐다.
신문 2면에는 '조선인민이 격노했다'는 제목으로 남한 무인기의 침범에 북한 전역이 분노하고 있으며,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서는 남한의 군사적 행위를 "무모한 불장난"이라 비난하며 "핵전쟁의 도화선에 위험천만한 불꽃이 튕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남한의 무인기 침범을 긴장 고조의 원인으로 규정하며 책임을 남측에 돌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남한을 더 이상 통일의 상대로 보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북한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이후 북한은 남쪽 국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남쪽 국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적대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이 대북 전단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를 선동하고 있는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전략적 계산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