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당진, 천주교 성지와 함께하는 순례길 여행
2024-10-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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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들녘과 천주교 성지의 감동이 어우러진 당진에서 자연과 역사를 만나다
충남 서북권에 자리한 당진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깊은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넓은 평야와 바다, 산과 숲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진정한 힐링을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가을의 당진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을 맞아 황금빛 들판이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는 해나루 쌀의 고장답게, 가을철 당진은 풍요로움과 평화로움이 가득한 곳으로 변신한다.
그러나 당진의 매력은 자연만이 아니다. 이곳은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천주교 문화유산이 풍부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순례길로 연결된 이 성지들은 가을이 오면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곳은 신리성지, 합덕성당, 그리고 솔뫼성지다. 이들 성지는 역사와 신앙의 깊이를 더하며,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1. 신리성지 - 황금빛 들판 속의 ‘조선의 카타콤바’
신리성지는 합덕읍 신리에 위치한 천주교 성지로, 한국 천주교 초기의 중심지 중 하나다. ‘조선의 카타콤바’라 불리며, 성 다블뤼 주교의 숨결이 깃든 곳으로도 유명하다. 성 다블뤼 주교는 이곳에서 21년간 머물며 한국 천주교 역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조선의 박해 속에서 순교한 주교와 신도들의 행적을 기록했고, ‘조선 순교자 비망기’와 같은 초기의 한글 교리서를 저술한 곳이기도 하다.
신리성지의 진정한 매력은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힐링과 감성에 있다. 특히 가을철에 방문하면, 순교미술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황금빛 들판의 풍경은 마치 대자연 속에서 걱정과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여름에는 푸른 들판이 펼쳐지지만, 가을에는 넘실거리는 황금빛 물결로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미술관에는 한국 천주교의 순교자들을 기록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신앙과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2. 합덕성당 - SNS 핫플레이스에서 역사적 가치까지
합덕성당은 1890년에 세워진 충청도 최초의 본당으로,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특히 고딕 양식의 벽돌조 성당으로, 정면의 쌍종탑이 인상적이다. 낮은 언덕 위에 자리한 이 성당은 고풍스러운 아름다움과 더불어 독특한 건축적 매력을 자랑한다. 이 아름다움 덕분에 최근에는 SNS를 통해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으며, 셀프 웨딩 촬영 명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합덕성당의 특별한 매력 중 하나는 성당 바로 옆에 자리한 합덕제다. 합덕제는 조선시대 3대 방죽 중 하나로, 세계관개시설물유산으로 등재된 소중한 제방 문화유산이다. 합덕제는 여름에는 연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루지만, 가을철에는 코스모스와 국화가 어우러져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곳에서는 가을의 깊은 정취와 함께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제15회 당진국화전시회가 합덕제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화가 만발한 합덕제 주변을 걸으며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 전시회는 당진의 가을을 더욱 빛내줄 특별한 행사로 손꼽히고 있다.
3. 솔뫼성지 - 대한민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
솔뫼성지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제이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성인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다. 이곳은 한국 천주교의 못자리로 불리며, 김대건 신부의 생가와 동상이 자리한 성지로도 유명하다. 솔뫼성지의 이름은 수려한 소나무 군락에서 유래한 것으로, 성지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이곳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또한, 바티칸 교황청에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동양인 최초로 건립되면서 솔뫼성지는 세계적인 천주교 명소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교황 방문 10주년을 기념해 10월 19일부터 20일까지 다양한 기념행사가 솔뫼성지에서 열린다. 이 기념행사에는 인순이와 플라워의 공연을 비롯해 천주교대전교구 쳄버 오케스트라와 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4. 버그내순례길 - 천주교 성지를 잇는 가을의 길
버그내순례길은 당진의 천주교 성지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순례길이다. 13.3km에 이르는 이 평지길은 신리성지, 합덕성당, 솔뫼성지뿐만 아니라 합덕전통시장과 원시장 등 당진의 다양한 역사적·문화적 장소를 경유한다. 순례길이 지나는 우강면과 합덕읍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 중 하나로, 가을철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황금빛 평야가 펼쳐진다.
이 길을 걷다 보면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과 평화로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순례길을 따라 걷는 동안 도심을 벗어난 자연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종교적 성지에서 주는 신성함과 고요함은 마음의 평화를 더해준다. 버그내순례길은 2016년 아시아 도시경관대상, 2018년 한국관광공사 이달의 추천길로 선정된 바 있으며, 당진의 가을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듯 당진은 가을철에 그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더욱 빛낸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당진에서 천주교 성지들을 둘러보고, 버그내순례길을 걸으며 가을의 진면목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반복되는 일상과 도심의 복잡함을 잠시 벗어나, 당진에서 힐링과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을 떠나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