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한국 교수사회, 외부 총장에 거부감"

2013-01-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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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KAIST 총장이 경직된 교수 사회와 한국 대학사회에 대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

서남표 KAIST 총장이 경직된 교수 사회와 한국 대학사회에 대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

서남표 총장은 퇴임을 한 달여 앞두고 30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임 총장 때부터 이어져온 KAIST 총장과 교수 간 갈등은 한국 대학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 총장은 "로버트 러플린 총장 때부터 총장과 교수들 간 갈등이 이어져 왔지만 KAIST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한국은 학교 내부에서 총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총장을 초빙해오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대학의 경우 이사 등으로 구성된 search committee(발굴위원회)나 헤드헌터 등을 통해 밖에서 교수를 뽑는게 일반적"이라면서 "학교의 문제를 찾고, 새로운 방향을 정하고, 수준을 높이기 위해 밖에서 데려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는 시스템 이론 전문가다. 큰 틀에서 디자인을 하고 상세분야를 설계하는 학문"이라면서 "시스템 이론을 KAIST에 적용해 큰 틀에서의 목표를 세계 10위권 대학 진입에 두고 테뉴어, 차등적 등록금 등 강도 높은 방법론을 시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성원들은 여태껏 해오던 방식과 다르니까 불편해하고 새로운 것에 부담을 느낀다"면서 "하지만 총장은 학교를 경영하는 매니저가 아니라 리더이기 때문에 신념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전임 러플린 총장이 물러난 것도 학과장들이 한꺼번에 사표를 내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대학에서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면 개혁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임기 중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모바일 하버 사업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 앤드루 영 애틀랜타 시장과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함께 개발을 추진해 사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내가 그만두더라도 국가적 프로젝트인 만큼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총장은 내달 23일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총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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