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역 2주째 폭염…3명 사망-339명 치료

2013-07-2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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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사진=연합뉴스] 폭염이 2주째 계속되며 남부지방 곳곳에서 인명·농가피해가 늘어나고

[이하 사진=연합뉴스]

폭염이 2주째 계속되며 남부지방 곳곳에서 인명·농가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찜통더위로 영남권에서는 40대 남성 3명이 숨지고, 전국에서 339명이 무더위에 쓰러져 응급실을 찾았다.

경북에서는 닭 2만여마리가 폐사하고, 제주도는 가뭄으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더워 죽겠네"…3명 사망, 339명 응급실행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폭염으로 응급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33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월 2일∼7월 22일)의 113명에 비해 3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 22일 부산의 길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A(44)씨와 지난달 5일 경북 고령군 한 승용차에서 발견된 B(42)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지난 10일 대구의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47)는 폭염 속에 작업을 하다가 현장에서 쓰러져 숨졌다.

온열 질환자 가운데 60대 이상 환자가 85명(24.9%)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81명(23.8%), 40대 66명(19.4%) 순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80.1%는 실외에서 농사 또는 작업을 하다가 쓰러졌다.

부산의 한 달동네 노인들은 한낱 뙤약볕에 집온도가 50도까지 오르는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 기초단체들이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에 무더위 쉼터 100여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노인들이 몰리면서 시설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한 주민들이 야간에 해운대 해수욕장 등으로 몰리며 해경과 소방본부가 야간 안전관리에 긴장하고 있다.

◇ 축산 농가 잇단 피해

경북에서는 폭염으로 닭 2만3천마리가 폐사했다.

지난 19∼22일 김천에서 닭 6천800마리, 지난 22∼24일 예천에서 닭 4천마리가 각각 폐사하는 등 축산농가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더위도 반가운 아이들 <<연합뉴스 DB>>전북도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큰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축산농가는 닭과 돼지 등 가축 피해 대비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제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날씨가 더워 양계장 천장에 매일 물을 뿌려주고 있다"며 "그럼에도 무더위에 매일 닭이 10여마리씩 폐사한다"고 말했다.

제주는 이번 장마철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가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와 한림읍 동명리는 매우 건조한 상태를 보여 일부 농지가 거북등껍데기처럼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달에 파종한 콩, 양배추 등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식수원인 지하수 수위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현재까지 강수량은 제주 85㎜, 서귀포 63.6㎜로 평년보다 제주 154.1㎜, 서귀포 278.3㎜ 적게 내렸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 19일부터 농작물 가뭄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 무더위에 병충해 기승

경남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서부경남권에 없던 미국 선녀벌레가 최근 진주의 한 단감 과수원에서 발견됐다.

미국 선녀벌레는 과수원 인근 아카시아 나무의 새 가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무 즙액을 빨아 먹어 생육에 지장을 주며 수확기에 배설물로 그을음병을 유발한다.

또 사천의 한 블루베리 과수원에서는 지난달 외래 해충인 갈색여치가 발견됐다.

갈색여치는 농작물은 물론 동족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함양 일대 가죽재배단지에서는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꽃매미가 확산, 포도·머루·가죽나무의 수액을 빨아먹어 과실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경남도 농업기술원 한 관계자는 "과수원과 주변 잡목을 수시로 살피고 약제를 살포해 외래 해충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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