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관광 갑니다" 달라진 기업의 '블랙컨슈머' 대응 방식

2015-11-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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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갑질 고객에 시달리는 점원 소식이 들려온다. 이러한 손님 횡포에

하루가 멀다하고 갑질 고객에 시달리는 점원 소식이 들려온다. 이러한 손님 횡포에 맞서 자사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회사도 점차 늘고 있다.

한 화장품 회사는 고객상담센터에 무리한 사은품을 요구하며 욕설과 비방을 한 고객을 상대로 법적인 조처를 하겠다는 경고문을 지난달 29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한 꾸준한 기부와 정직한 재료로 '착한 화장품'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솔 화장품'이다.

이솔화장품 홈페이지

지난달 이솔 화장품은 3만 원 이상 구매 시 마스크 시트 1매를 증정하는 행사를 했다. 그런데 3만 원 어치를 구입하지도 않은 고객이 전화를 걸어 사은품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이 고객은 온갖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제품에 대한 악성 댓글도 달았다.

결국 황성진 이솔 대표는 법적 대응을 선포하고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공지 없이 신고하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우리 직원들의 정신적인 건강이 확보 돼야만 소비자분들에게 좋은 상담이 될 수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현재 모든 통신사에 녹음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며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녹음된 내용을 기본으로 법적인 조처를 하려 한다"고 위키트리에 말했다. 앞서 무리한 요구를 한 고객은 아직까지 별다른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도시락 업체 스노우폭스코리아도 지난달 28일 아래와 같은 슬로건을 내걸었다.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이 단호한 선언은 순식간에 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스노우폭스코리아 홈페이지

스노우폭스코리아 한국 지사장은 "직원들 연령대가 어리다 보니 처음 사회생활을 하는 분이 많다. 소위 말하는 '갑질'을 예방하고, 그렇지 않은(갑질을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우리 직원들을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10월 발표한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 상위 100개' 리스트에서 1위는 '텔레마케터'였고 공동 2위는 호텔관리자, 네일아티스트, 4위는 중독치료사가 각각 차지했다. 위 사례에서 본 상품판매원은 12위, 고객상담원 역시 15위라는 상위권에 올라있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서비스업 시장이 갈수록 커지면서 감정노동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감정노동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를 하루 속히 시행해야 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은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이웃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 상위 20개 / 한국고용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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