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교육감이 '남녀공학' 없애려는 이유

2016-01-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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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로스앤젤레스(LA) 통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로스앤젤레스(LA) 통합 교육구(LAUSD)에서 남녀 공학·분리 교육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 논쟁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흑인 여성 최초로 LA 통합 교육청의 `수장'이 된 미셸 킹(54) 신임 교육감이 남녀 분리 학교 도입을 제안하면서 촉발됐다.

그는 지난 취임 후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업성취도 향상과 교육환경 강화'를 내세우면서 "남녀 분리 학교 운영이 학업성취도 향상과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킹 교육감은 아울러 전 학년 과학·수학 교육 강화, 소수계 이민자 가정 자녀를 위한 영어 교육과 방과 후 수업 프로그램 확대를 강조했다.

미셸 킹 신임 LA교육감 / 이하 연합뉴스

특히 그의 남녀 분리 학교 도입을 제안을 둘러싸고 교육 전문가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줄리엣 윌리엄스 LA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25일자 LA타임스 기고를 통해 "남녀 분리 학교의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껏 남녀 분리 교육의 효과를 제시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남녀 분리 교육이 성적 향상과 학생들의 자존감을 고양시킨다는 주장은 그동안 수많은 연구에서 근거가 없음이 밝혀지고 있다"면서 "오히려 남녀 분리 교육은 성 역할에 대한 편견만 주입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어 "학생들의 성적 향상은 교사와 학생 간 강한 유대와 지속가능한 교육을 위한 적정한 인원 수 배정에 있다"면서 남녀 공학 제도 유지를 주장했다.

반면, 학부모들 상당수는 남녀 공학보다 남녀 분리 교육이 오히려 성 정체성을 분명히 해주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교육적 효과가 높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전미단성공교육협회(NASSPE·National Association for Single Sex Public Education)는 남녀 공학 폐지를 주창하는 대표적인 단체다.

이 단체의 창립자 레오나드 색스는 남녀 간 성별 차이를 거론하며 "성별에 따라 수업계획뿐 아니라 좌석이나 교실 조명색도 다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006년 각 지역 공립학교에 30년간 유지해오던 `남녀 분리수업 금지' 규정을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공립학교가 단성(單性)학교나 남녀 분리수업으로 전환했다.

실제로 NASSPE 조사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만 해도 분리수업을 하는 공립학교는 거의 없었으나 2011∼2012년에는 미국 전역에서 분리수업을 하는 학교 수가 506곳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116곳은 아예 남녀 공학을 폐지하고 남학교·여학교로 재편했으며, 나머지 390곳은 남녀 공학 체제를 유지한 채 남자반·여자반 등 수업을 분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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