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봐도 뭉클한... 노희경 작품 '그들이 사는 세상' 명대사 10선

2019-05-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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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KBS 2TV 를 통해 방영됐던 16부작 미니시리즈

‘그들이 사는 세상’은 지난 2008년 KBS 2TV 를 통해 방영됐던 16부작 미니시리즈다.

노희경 작가 작품으로 현실적이고 섬세한 감성이 담긴 대사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송혜교(준영 역), 현빈(지오 역) 씨 주연으로 방송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일에 대한 열정을 다뤘다.

'그들이 사는 세상' 명대사 10선을 다시 소개한다.

1.

"그와 헤어진 게 너무나도 다행인 몇 가지 이유들이 생각난 건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작 두어 개 밖에 없는데, 그와 헤어져선 안 될 이유들은 왜 이렇게 셀 수 없게 무차별 폭격처럼 쏟아지는 건가.

이렇게 외로울 때 친구를 불러 도움을 받는 것조차 그에게서 배웠는데, 친구 앞에선 한없이 초라해지고 작아져도 된다는 것도 그에게서 배웠는데, 날 이렇게 작고 약하게 만들어 놓고 그가 잔인하게 떠났다"

이하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

2.

"대체 다른 사람들은 사랑했던 사람과 어떻게 헤어지는 걸까. 모든 사랑이 첫사랑인것처럼 모든 이별도 첫 이별처럼 낯설고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다. 나만 이런건가 준영인 너무나도 괜찮아보인다.

그런데 정말 길들여지지 않는건 바로 이런거다.

뻔히 준영의 마음을 알면서도 하나도 모르는척 이렇게 끝까지 준영의 속을 뒤집는 뒤틀린 나 자신을 보는것.

사랑을 하면서 알게되는 내 이런 뒤틀린 모습들은 정말이지 길들여지지가 않는다.

그만하자고, 내가 잘못했다고, 다시 만나자고. 처음엔 알았는데 이젠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안고 싶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왜 나는 자꾸 이상한 말만 하는건지... 그리고 길들여 지지 않는것 또 하나, 얘기치 못했던 바로 이런 순간"

3.

"미련하게도 그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줬다. 그게 잘못이다. 너는 나의 애인이었고, 내 인생에 멘토였고, 내가 가야할 길을 먼저 가는 선배였고, 우상이었고, 삶의 지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욕조의 물보다 더 따뜻했다"

4.

"나는 한때 처음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세상의 어떤 두려운 일도 한번, 두번 계속 반복하다 보면 그 어떤 것이든 반드시 길들여지고 익숙해지고 만만해진다고 믿었다.

그렇게 생각할 때만 해도 인생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절대로 시간이 가도 길들여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오래된 애인의 배신이 그렇고, 백번 천번 봐도 초라한 부모님의 뒷모습이 그렇고, 나 아닌 다른 남자와 웃는 준영의 모습이 그렇다.

절대로 길들여지지 않는 그래서 너무나도 낯선 이 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5.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 건, 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그러니 억울해 말라고.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그러니 다 별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육십 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는 모든 게 다 별일이다. 젠장"

6.

"생각해보면 나는 순정을 강요하는 한국 드라마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단 한 번도 순정적이지 못 했던 내가 싫었다.

왜 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것보다 내가 더 상대를 사랑하는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을까? 내가 이렇게 달려오면 되는데 뛰어오는 저 남자를 그냥 믿음 되는데 무엇이 두려웠을까..?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이 남자에게 순정을 다짐했다. 그가 지키지 못해도 내가 지키면 그뿐인 것 아닌가"

7.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것도 헤어지는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 뿐"

8.

"작품은 그 사람의 인생이어야 한다고 그랬지? 새로 할 드라마는 진정한 사랑이야기라고? 죽음을 넘나드는?

자기 여자친구가 기 좀 죽이게 잘 산다고 순간의 쪽팔림도 못이겨서 전전날까지도 부둥켜안고 있다가 하루아침만에 그만 끝내자고 말한 니가? 이야... 말도 정도껏 뻔지르르하게 해"

9.

"내 자존심을 지킨답시고 나는 저 아이를 버렸는데 그럼 지켜진 내 자존심은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10.

"왜 어떤 관계의 한계를 넘어야 할 땐 반드시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아픔을 공유해야만 하는 걸까. 그냥 어떤 아픔은 묻어두고 깊은 관계를 이어갈 수는 없는 걸까. 정말 서로의 아픔에 대한 공유 없인 그 어떤 관계도 친밀해질 수 없는 걸까.
그럼 나는 이제 정지오와의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말 그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엄마에 대한 이야길 해야만 하는 걸까"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