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수상 소감이 유독 감동적인 이유(영상)

2017-01-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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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TV, SBS '연기대상'연말 시상식이 이어진 가운데 배우 한석규 씨의 수상 소감이 유독

곰TV, SBS '연기대상'

연말 시상식이 이어진 가운데 배우 한석규 씨의 수상 소감이 유독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SBS '연기대상'에서 배우 한석규 씨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한석규 씨의 수상소감 첫 마디는 바로 "자리에 앉아주시죠. 서 계시지 않아도 됩니다"였다.

26년 차 대선배인 한석규 씨의 수상에 일제히 일어선 후배 배우들을 향해 한 말이다.

이후 한석규 씨는 배우로서의 삶과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해 담담하지만 겸손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하 SBS '연기대상'

한석규 씨는 "가끔 직업란을 쓰는 경우가 있다"며 "그때 '배우'라고 쓰면서, 제가 하는 일은 연기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석규 씨는 "신인 시절 '하얀 도화지가 돼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자기 색깔을 마음껏 펼치라는 의미로 하얀 도화지가 되라고 하셨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검은 도화지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며 다소 엉뚱한 생각을 했던 스스로에 대해 털어놨다.

한석규 씨는 그 이유에 대해 "밤하늘에 별을 생각할 때 그 바탕인 어둠, 암흑이 없다면 별은 빛날 수도 없을 것"이라며 "그런 생각을 할 때쯤 제 연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석규 씨는 "배우란 엉뚱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본인이 맡았던) 세종대왕도 엉뚱하고 다른 생각을 했기 때문에 한글을 창제하셨고 우리가 소중하게 쓰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다르다고 해서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면, 우리의 배려심으로 포용하고 같이 갈 수 있지만, 그걸 위험하다고 받아들이면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고 좋은 개인, 사회, 국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석규 씨는 이날 대상 수상 때 작은 책자 한 부를 들고 올라왔다. 이 책자의 정체는 수상 소감 마지막에 밝혀졌다.

한석규 씨는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한 계기는 강은경 작가가 쓴 기획의도였다"며 준비한 책자에서 기획의도를 읽어나갔다.

그는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시인 고은이 쓴 편지글 중에 있는 말이다"라며 기획의도 첫 줄을 읽은 후 "고은 선생님도 분명히 엉뚱한 분이셨을 거에요"라며 자신이 생각해온 배우관과 맞닿아 있음을 밝혔다.

이어 "이 시대에 죽어가는 소중한 가치들 촌스럽고 고리타분하다고 치부돼가는, 그러나 실은 우리 모두가 아련히 그리워하는 사람다운, 사람스러운 것에 대한 향수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나는 왜 이러고 살아가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라고 읽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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