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브로커·국경경비대가 말한 '탈북 이야기' 7가지

2017-05-1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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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북한 사람들의 탈북 과정이 전파를 탔다.지난 14일 채

이하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북한 사람들의 탈북 과정이 전파를 탔다.

지난 14일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영화 속 북한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는 군인 신분으로 탈북해 죽을 고비를 넘긴 세 출연자가 등장했다.

북한 정찰중대 출신 김지성 씨, 휴전선을 넘어 탈북한 세계북한 연구센터 안찬일 씨, 북한 국경경비대 출신 전철운 씨, 탈북 브로커 진송미 씨가 전한 탈북 이야기다.

탈북자가 말한 한국 군인 첫인상

세계북한 연구센터 소장 안찬일 씨는 1979년 군인 신분으로 DMZ(비무장지대)를 건너 탈북했다. 그는 "한국 군인이 어디서 왔냐고 하길래 '북에서 왔어'라고 했다. 한국 GP(비무장지대 초소)가 발칵 뒤집어졌다. 10명의 한국 군인이 다가왔다. 서로 총을 들고 대치하고 있었다"며 탈북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군인들이 멋있고 옷도 잘 입었더라 태도도 부드러웠다. 가까이 오더니 '총을 내놓으시죠'라고 하더라 잽싸게 총을 줬다. GP에서 대기하는데 한국군이 달걀이 띄워진 라면을 끓여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한 군인이 DMZ 철조망 뚫고 한국으로 넘어온 비결

안찬일 씨는 "3300V 고압 전류가 흐르는 DMZ 철조망은 사람을 튕겨 내버릴 정도로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철조망 전기가 차단되는 시간이 있다. 아침·저녁 각 10분이다. 그 시간 내에 넘어가야 한다. 당시 내가 전력 스위치를 관리하는 사람이라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철조망 다음 관문은 지뢰밭이다. 지뢰를 밟으면 발목이 날아가는데 잡히기 전에 자살을 해야 한다. 총에 30발 장전 후 탈북했다"고 말했다.

북한 군인이 정보, 총기 가지고 탈북해 한국에 넘기면 받는 보상금

탈북자가 북한 관련 정보나 총기를 제공하면 그 대가로 지원금(보로금)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은 정보나 장비 활용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안찬일 씨는 "북한 군인이 북한 군의 주요 정보나 총기를 가지고 탈북하면 100만 달러(약 11억 2400만 원) 이상 받는다"고 밝혔다. 2017년 기준 북한 군인이 AK 소총을 가지고 탈북할 경우 1000만 원을 준다.

그는 "총과 부대 지도 등을 가지고 와 지금의 2~3억 정도 보상을 받았다. 당시 보상법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전단에 정보, 총을 가지고 탈북하면 한국에서 돈 준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어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탈북 방지용 덫 '족죽'

북한 국경선 주위에는 탈북민을 잡기 위한 덫이 설치돼 있다. 북한 국경경비대에서 10년 동안 군 복무를 했다는 전철운 씨는 "덫 중에 족죽이 가장 위험하다"고 했다.

정철운 씨는 "족죽은 밝으면 못 뽑는다. 발목을 관통한다. 대나무 옆면에 못을 박아 만드는데 족죽을 밝으면 걷지 못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발목을 잘라야 한다. 탈북민은 물론 군인들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탈북, 밀수 눈감아주고 돈 받는 북한 국경경비대

두만강 인근 국경경비대에 근무하며 돈을 받고 탈북을 돕거나 밀수를 눈감아줬다는 전철운 씨는 "밀수를 도와준 뒤 받는 돈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밀수할 때 왕복으로 약 33만 원을 받았다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돈 대신 뇌물을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뇌물이 통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잡아 넣기도 했다. 국경경비대가 제시한 금액을 주지 않으면 도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철운 씨는 "20대 초반 정도 된 아이들을 잡아 넣은 적이 있다. 그 나이에 보위부에 끌려가면 인생 망하는 건데... 후회한다. 그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북한 국경에 있는 전기 철조망은 가짜다"

국경경비대 출신 탈북민 전철운 씨는 "중국에서 전기 철조망을 세우고 있다는 말을 들을 김정은이 '우리도 설치하라'고 지시해 만들기 시작했다. 자재부족으로 전기 철조망 대신 통신선 4줄을 설치했다. 철조망이 아니라 그냥 전화선이다.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고 했다.

탈북 브로커가 말한 탈북 과정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돈을 받고 탈북을 도와주는 브로커를 통해 탈북한다. 탈북 브로커 진송미 씨는 2009년부터 약 150명의 북한 주민을 탈북시켰다.

그는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브로커를 먼저 찾아가는데 북한 내에서는 '내가 브로커'라고 대놓고 못 산다. 옆집 사람도 못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경 주변 가난한 집들을 탈북 전 북한 주민들의 은신 장소로 선택했다. 그 집에 숨어 있다가 중국 브로커와 통화가 되면 국경경비대 군인에게 탈북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탈북한다. 직접 강을 건너거나 브로커가 준비한 중국 배 등을 통해 탈북한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