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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성추행 혐의 교사 사망, '진실게임' 치닫나

    • • 학생 성추행 혐의를 받던 교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자, 사건 조사를 담당했던 교육청과 유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입니다 / 이하 Shutterstock
     

    학생 성추행 혐의를 받던 교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자, 사건 조사를 담당했던 교육청과 유족 측이 성추행 여부를 놓고 '진실 게임'을 벌이는 모양새다. 

    유족은 "교육청의 잘못된 조사가 교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지만, 교육청은 "성추행이라 볼 근거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9일 전북 김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백구면 한 주택 차고에서 송 모(남·54) 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송 씨는 유서에 "가족과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적었다. 

    송 씨는 사망한 자택에서 약 40㎞ 떨어진 부안군 모 중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했다. 전교생이 19명(남 11, 여 8)에 불과한 작은 중학교였다. 송 씨는 지난 4월 이 학교 여학생 7명의 허벅지, 어깨 등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체육교사 김 모 씨가 피해 학생들에게 진술서를 받아 경찰, 교육청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부안경찰서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전북 경찰청 여성청소년계에 사건을 인계했다. 여청계는 내사를 시작한 당일 "사안이 경미하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달랐다. 


    ◈ 송 씨 부인 "남편, 교직 생활하며 존경받은 사람... 성추행 의혹 억울" 

    부안교육지원청은 김 씨 신고를 받은 다음 날 "피해 학생들과 격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송 씨의 출근을 정지시켰다. 5일 뒤엔 학교 모든 업무에서 손을 떼게 하는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다. 

    송 씨는 3개월간 연수원에서 근신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학교로 돌아왔다. 하지만 복귀 당일 교육청은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송 씨 출근을 막고, 9월 1일자로 다른 중학교에 전보 조치를 내렸다. 

    송 씨 부인 A씨는 "(전보 통보 후) 남편이 곡기를 끊었다. 대밭에 멍하니 앉아 '죽고 싶다'는 말만 반복했다. '수치스럽다', '모욕스럽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씨가 받은 혐의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발표한 송 씨의 성추행 혐의 감사 보고서에서 "송 씨가 여학생들 허벅지나 어깨를 접촉한 사실이 있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남편은) 허벅지를 만진 게 아니라 '다리 떨면 복 나간다'며 (여학생) 다리를 친 거 였고, 손을 만진 건 (학생이) 먼저 '반지 사이즈'를 물어봐 (손을 만지며) 알려준 것이었다"고 했다.  

    A씨는 학생들 증언이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체육교사 김 모 씨의 음해이며 그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평소 송 씨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김 씨가 송 씨의 성추행 의혹을 제보받고 피해 학생들을 꾀어 과장된 증언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A씨는 "첫 성추행 제보도 당사자 확인 결과, 야간자율학습(야자)에서 빠진 사실을 숨기려 만든 거짓말이었다"면서 "(송 씨는) 30년 교직 생활을 성실하게, 존경받으며 일했다. 이번 장례식 때도 학생들 식비로만 1000만 원이 나왔다. 억울함을 말로 다 할 수가 없다"고 흐느꼈다. 

     

    ◈ 교육청 "송 씨 자살 당황스러워... 진술서 토대로 혐의 일부 인정"

    교육청은 송 씨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성추행 혐의는 일부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송 씨의 감사를 담당한 전북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관계자는 9일 "경찰이 내사 종결했다고, 교육청의 행정 징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라며 "(교육청에 접수된 피해 진술서를 종합하면) 송 씨의 성추행 혐의가 일부 인정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송 씨가 피해 여학생들의 몸을 어떤 식으로 만졌는지는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 다만 접촉이 있던 건 사실로 보인다"면서 "송 씨도 (센터 조사에서) 이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우리가 그것(의도)까지 어떻게 알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관계자는 유족 측에서 주장한 교사 김 씨의 음해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결과 근거가 없었다"고 했다. 

    관계자는 "유족 측에서 피해 학생들이 쓴 탄원서를 언급하며 '송 씨의 성추행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탄원서를 확인했다"며 "그 결과 '성추행 사실이 없다'고 한 게 아니라 '사실은 있는데 평소 그런 분이 아니'라고 말한 걸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송 씨의 자살이) 당황스럽지만, 따로 (관련) 입장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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