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불량 현주소”... 사라지는 카트에 대형마트 골머리

2018-06-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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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카트를 가지고 사라지는 범인은 누구일까.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그 많던 카트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대구 시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매장에서 사라져버리는 쇼핑용 카트 때문에 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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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구 대형마트에서는 해마다 카트 10대 가운데 1대가 사라지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매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카트를 가지고 사라지는 범인은 누구일까?

바로 마트 인근에 사는 일부 고객들이다. 쇼핑을 한 고객들이 카트에 물건을 실은 채 인근 집까지 그대로 끌고 가버리는 것이다.

구매한 물건을 담을 가방을 갖고 오지 않거나 가방이 있어도 귀찮다는 이유로 카트에 싣고 집으로 가져간다. 마트에 있는 포장용 박스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반경 300m 안에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가 있는 대구 칠성동 경우에는 사정이 더욱 심각해 매년 10대 가운데 3∼4대가 없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형마트 측은 출입구에 직원을 세워 고객에게 홍보하고 인근 아파트 단지마다 방송을 통해 카트 사용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마트 직원들은 수시로 점포 인근을 돌아다니며 주차장과 공용시설 등에 방치된 카트를 수거하는 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매번 숨어있는 카트를 찾아다니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고객을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어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카트는 1대당 17만원으로 고가이고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을 오가며 파손되면 수리비도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마트 관계자 설명이다.

몇몇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한다.

북구 침산동에 사는 김모(33)씨는 "마트용 카트를 집안 쓰레기와 분리수거 용도로 쓰는 사람들도 많다"며 "아파트용 엘리베이터는 크지 않아 카트가 들어가면 사람들이 탈 공간이 없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주민은 "어린 학생들이 아파트 곳곳에 있는 카트에 올라타 장난을 쳐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며 "마트용 카트를 집까지 끌고 오는 양심 불량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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