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리스크'로 번진 기내식 대란, 아시아나 경영정상화 '제동'

2018-07-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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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채· 유증·계열사 IPO등 유동성 확보 계획 차질

사진/연합
사진/연합

기내식 대란의 본질이 그동안 관행처럼 행해오던 갑집에 따른 오너 리스크로 번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올 연말까지 완성하겠다는 경영 정상화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하반기 추진키로 했던 영구채 발행, 유상증자, 계열사 상장(IPO) 등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추가 자금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비핵심자산 매각, 영구채 및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총 2조 4139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는 ABS(자산유동화)발행과 에어부산 주식담보와 항공기 담보대출로 각각 1500억원, 2600억원 어치의 자금을 모았고 1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으로 총 4200억원 어치의 자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10년간 보유한 CJ대한통운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에 더해 광화문 사옥 매각을 통해 각각 1600억원, 25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렇게 아시아나항공이 상반기에만 모은 자금만 약 9000억원 수준으로, 실적 상승세까지 더해지면서 채권단과의 채무이행 약속은 무난히 지켜질 듯 보였다.

하지만 이달 초 갑작스레 불거진 기내식 대란이 오너 리스크로 점차 비화되면서 하반기 자금 조달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 에어부산 IPO 등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는 지난 6월 30년 만기의 3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과정서 기대 만큼의 수요가 모이지 않아 발행 계획을 뒤로 미뤘다. 예정대로라면 이달에 추진해야 하지만 지금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출처/Daum
출처/Daum

계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계획도 불투명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실적 상승세에 힘입어 올 초 5690원까지 치솟았지만 기내식 대란에 유가 상승 여파가 맞물리면서 급감하고 있다. 12일 현재 4155원에서 거래 중으로, 이미 액면가 밑으로 떨어졌다. 자본시장법상 액면가 이하에서는 유상증자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주가 회복 요인을 찾아야 하지만 기내식 여파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검찰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배임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라 리스크는 더 커지고 있다.

11월을 목표로 한 에어부산의 상장도 장담할 수 없다. 거래소 상장 심사에 있어 총수 일가의 도덕성과 기업의 신뢰도는 중요한 요소. 이 때문에 아시아나가 유동성을 위해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제 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자구안을 계획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결정에 따라 법정관리까지 갈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내식 대란 여파가 실적에 반영될 경우 채권단의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우려되면 채권단으로선 법정관리 카드까지 꺼낼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이승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