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강아지가 카페 주인이 키우는 불테리어에 물려 죽었어요”
2018-07-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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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견주 A씨는 18일 위키트리와 통화에서 자세한 사정을 밝혔다.
광주 지산동 한 애견동반 카페에서 손님과 같이 간 반려견이 카페 주인이 키우는 개에 물려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견주는 해외로 떠나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피해 견주가 당시 상황을 SNS를 통해 공론화하면서 공분이 일어나고 있다.
피해 견주 A씨 글에 따르면 그는 지난 15일 두 살된 반려견 포메라니안과 해당 애견동반 카페를 찾았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그는 "카페에 들어가기도 전에 불테리어가 뛰쳐나와 카페 문 앞에서 저희 아기(강아지)를 물었다"라며 "문을 열기도 전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말릴 틈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얼마나 힘이 센지 카페 주인이 와서 쳐내도 떨어지지 않고 한동안 물고 놓지 않더라. 카페 들어가서 5분도 안 되어 일어난 일이라 너무 손이 떨리고 무슨 일인지 감도 안 와 정신이 나갔다"라고 썼다.
글과 함께 올라온 영상에서는 견주가 정신없이 울면서 피를 흘리는 강아지 이름을 부르고 "어떡해"를 연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강아지는 급히 수건에 싸맨 상태였지만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A씨는 "병원에 갔을 땐 이미 심정지 상태라고 하더라. 의사 선생님이 목을 물려서 뇌로 가는 척수신경이 손상돼 손 쓸 수도 없고 하악 골절과 다량 출혈되었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 카페만 가지 않았더라면, 우리 아기를 안고 있었더라면, 당장 달려들어 떼어놨더라면"이라며 "너무너무 후회되고 가슴이 미어진다. 내 자신이 가장 싫고 후회만 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A씨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 불테리어는 이미 네이트판에 올라와 있던 문제가 많은 강아지였다. 동네 동물병원에서도 이미 유명했다"라며 "어떻게 그 불테리어는 목줄도 안 했고 입마개도 다 뚫려 있는 걸 채워놓고 방치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호소했다.
◈ 불테리어 견주는 연락 두절..."해외로 나갔다"
불테리어 견주인 카페 주인은 A씨에게 200만 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했다. A씨는 18일 위키트리와 전화 통화에서 "미안하다고 하더니 합의금을 부르면서 '그 불테리어가 유기견이다, 우리도 불쌍하게 키웠다'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우리도 적정선에서 합의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그 카페 불테리어에 대해 알아보면서 전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사건 다음날 바로 카페 주인이 해외로 나갔고 연락이 두절됐다"라고 말했다.
해당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가족들도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 A씨는 "그 (주인) 부모님들도 처음에는 '그거 받고 합의해라. 미안한데 그래도 어떡하겠냐. 우리 돈 없다. 어차피 우리 장사도 안 돼서 접으려고 했다'고 말하더라"라고 설명했다.
A씨가 화가 났던 건 카페 주인 가족과 친한 사이라는 B씨가 A씨에게 보여준 태도였다. A씨는 "카페에 전화해 그 (주인) 부모님과 통화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B씨가) 중간에 끼어들어 자신과 이야기를 하자고 하더라. 그리고 16일 오후에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가 '가족을 잃었다'고 하니 '연설'이라더라. 전라도 사투리로 '웃기네, 말도 안 된다'는 뜻이다. 공론화할 거라고 하니 '이게 기사화가 되냐'고 비웃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해외에 나갔다는 카페 주인과 다시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와 카카오톡 메시지 모두 불통이었다고 밝혔다. 곧이어 카페도 문을 닫아 연락할 방법이 없어졌다. 그는 "오늘(18일)도 오전 11시쯤 카페에 가봤는데 휴무라면서 문 닫혀 있더라. 아무도 없는데 2층에는 그곳에서 키우는 대형견 한 마리가 혼자 묶여 있었다"라고 말했다.
◈ "더 이상 다른 피해가 없기만 바랄 뿐"
A씨는 가해견 불테리어에 피해를 본 다른 견주들과도 연락이 닿았다고 했다. 그는 "피해 견주들 서너 명에게 연락이 왔다. 강아지가 죽은 건 우리가 처음인 것 같다. 다들 힘들게 합의 봤고, 소송까지 갔던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울면서 사과하지만 병원비를 달라고 하면 차일피일 미루면서 '병원비 못 주겠다'고 나오고 연락이 두절된다더라. 이런 과정이 똑같았다"라고 밝혔다.
A씨는 "불테리어가 이렇게 문제견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물어보니까 (주인이) '원래는 2층에 묶어 놓고 키우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잠깐 내려놓았다'고 하더라. 하지만 피해 견주들 말 들어보면 겨울에도 풀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공격적인 개면 입마개를 제대로 채우거나 목줄을 채우거나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A씨는 "저희는 진짜 가족을 잃었다. 어떤 보상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라며 "더 이상 다른 피해가 나오는 것만이라도 막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사과와 함께 문제견 불테리어에 제대로 입마개를 씌우고 훈련을 시키겠다는 약속을 받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지인 C씨 "타이밍 안 좋게 터진 안타까운 사고... 원만하게 해결되길"
위키트리는 공개된 해당 카페 번호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닿지 않았다. 대신 해당 카페 주인과 친한 선후배 사이라는 C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위키트리와 통화에서 "저도 전부 알지는 못하는 상황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조심스러워했다.
C씨는 "동생(카페 주인)이 언제 올지 저도 모른다. 약속 때문에 해외 일정이 이미 잡혀 있는 상황이었고 하필이면 출국 전날 그 일이 터진 것"이라며 "원래 계획은 3개월 있다가 오는 것이었지만 될 수 있는대로 빨리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곳이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는 나라라서 저도 동생에게 메시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C씨는 "그 개가 이전에도 작은 강아지들을 문 적이 있어서 원래 2층에 묶여 있다가 특별히 허락이 있을 때만 1층에 내려온다. 1층에 있더라도 누가 오면 다시 2층으로 올라간다. 입마개도 보통 때는 싸고 있는데 그게 혼자서 풀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하필 그때 그런 일이 생긴 것 같다. 너무 안타까운 사고다"라고 말했다.
C씨는 "피해 견주 분이 우리한테도 찾아왔다. 그 분이 '저희는 돈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 불테리어가 죽길 바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제대로 훈련소로 보내서 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게 훈련을 시켰으면 한다'고 하더라. 저도 빠른 시일 내에 동생(카페 주인)과 연락이 닿으면 바로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그 분이 강아지 사진도 보여줬는데 너무 불쌍해서 저도 마음이 안 좋았다. 얼마나 가슴 아프겠나. 저하고 상관 없는 일이었지만 정말 미안하더라. 빨리 서로 연락이 돼서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