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국회서 담판 짓나..정부·업계·소비자 '갑론을박'

2018-08-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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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유플러스·시민단체 '반대', 정부SKT '찬성'

통신요금인가제 폐지와 관련해 정부와 1위 사업자는 폐지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2, 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 등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진/연합
통신요금인가제 폐지와 관련해 정부와 1위 사업자는 폐지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2, 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 등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진/연합

지루하게 이이온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에 대한 논란이 하반기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와 1위 사업자는 폐지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2, 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 등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가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변 의원은 "후발 사업자의 성장과 알뜰폰의 등장으로 인가제 도입 목적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미 지난 5월 인가제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직후 인가제 폐지 계획을 밝히며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고 이통사들의 요금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가제 폐지를 두고 통신업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LG유플러스와 KT는 공정 경쟁을 주장하며 인가제 폐지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재 5:3:2의 경쟁 구도가 굳어진 통신시장에서 1위 사업자가 상품을 바로 출시하게 되면 타사들은 성장이 저해된다"며 인가제 유지를 주장했다.

반면 통신요금 인가제 대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올해 3사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할 때 SKT가 가장 늦게 내놨는데 이는 정부 인가를 받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라며 폐지에 찬성했다.

실제로 올해 KT와 SKT의 저가 요금제 출시일을 비교해보면 KT의 'LTE베이직 요금제'는 5월, SKT의 '스몰 요금제'는 7월로 약 두 달가량 차이가 났다. 인가제 폐지로 이통 3사가 같은 기간에 요금제를 출시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

하지만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소비자단체들은 인가제 폐지가 오히려 소비자의 권익을 해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인가제가 폐지되면 이통사들이 고가 요금제를 유도하는 부당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며 인가제 강화를 주장했다.

인가제 폐지에 관한 법안은 2016년부터 발의됐으나 모두 무산됐다. '보편 요금제'와 달리 통신비 인하 등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인가제의 경우 정치권과 대중의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인가제 폐지가 소비자 권익 향상 대책이 될지, 1위 사업자의 시장 지배로 소비자의 권익을 해칠 것인지를 두고는 국회 내에서도 몇 년째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가 통신 규제 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인가제 폐지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오는 하반기 정기국회와 과기정통부 국정감사 시기를 고려했을 때 해당 법안의 본격적인 심사는 11월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가 2016년부터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던 만큼 보편요금제의 국회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요금인가제 폐지를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home 김오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