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한국 온 노엘 갤러거 “한국 돌아와서 기뻐”

2018-08-16 22:40

add remove print link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4700명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노엘 갤러거 내한 / 이하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노엘 갤러거 내한 / 이하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나 보고 싶었어요? 나도 여러분 보고 싶었어요."

거침없는 독설로 유명한 노엘 갤러거가 맞나. 이렇게 달콤한 인사라니.

영국 국민밴드 오아시스의 노엘이 16일 한국 팬들과 만났다. 2015년 안산M밸리록페스티벌 이후 3년 만의 재회. '노엘 갤러거 하이 플라잉 버즈-스트랜디드 온 디 어스 월드투어'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4천700명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최근 오아시스 재결합 가능성이 제기돼 한국 팬들은 공연 전부터 잔뜩 설렌 상태였다.

노엘 갤러거 내한
노엘 갤러거 내한

지난달 19일 오아시스 보컬이자 프런트맨이었던 동생 리엄은 트위터로 "정신 차려 노엘, 듣자하니 너 사람들이 술 못 마시는 공연을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들어본 네가 한 짓 중에 제일 이상한 일이야. 이제 널 용서해줄게. 옛날 오아시스 멤버들과 다 함께 모이자. 헛짓 좀 그만하고. 내가 술 살게"라는 글을 남겼다. 물론 영국 언론은 리엄의 제의에도 오아시스 재결합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대로 이날 공연에서 노엘은 재결합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여느 때처럼 공연 시작은 과묵했다.

그는 지난해 발매한 앨범 '후 빌트 더 문?'(Who Built the Moon?)의 수록곡 '포트 녹스'(Fort Nox)로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 앨범의 '홀리 마운틴'(Holy Mountain), '킵 온 리칭'(Keep on Reaching), '잇츠 어 뷰티풀 월드'(It's a beautiful World)와 다른 앨범 '체이싱 예스터데이'(Chasing Yesterday)의 '인 더 헤드 오브 더 모먼트'(In the head of the moment), '노엘 갤러거스 하이 플라잉 버즈'에 수록된 '이프 아이 해드 어 건'(If I had a gun), '드림 온'(Dream on)까지 7곡을 쉼 없이 내달렸다.

노엘 갤러거 내한
노엘 갤러거 내한

공연이 시작된 지 30분이 지났을 때, 노엘은 잠시 목을 가다듬은 뒤 무심한 듯 다정하게 입을 열었다.

"돌아와서 좋네요. 먼저 여러분이 보내준 선물들, 정말 고마워요. 너무 많아서 어떻게 다 영국에 가져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서울에 오아시스 팬들이 여전히 남아있나 보네요."

이어 노엘은 오아시스 시절 노래인 '리틀 바이 리틀'(Little by Little), '후 빌트 더 문?' 수록곡인 '이프 러브 이즈 더 로'(If love is the law), '데드 인 더 워터'(Dead in the water), '비 케어풀 왓 유 위시 포'(Be careful what you wish for), '쉬 토트 미 하우 투 플라이'(She Taught me how to fly), 오아시스 곡인 '수퍼소닉'(Supersonic)·'왓에버'(Whatever)·'하프 더 월드 어웨이'(Half the world away), '원더월'(Wonderwall), '노엘 갤러거스 하이 플라잉 버즈' 수록곡인 'AKA…왓 어 라이프!'(AKA…What a Life!)를 선사했다. 그리고 오후 9시 20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노엘 갤러거 내한
노엘 갤러거 내한

당연히 팬들은 노엘을 빨리 보낼 생각이 없었다. 오아시스 명곡 '리브 포에버'(Live Forever)를 떼창하며 '앙코르 시위'를 한 것. 노엘은 기다렸다는 듯이 기쁜 얼굴로 등장했다.

그는 오아시스 시절 '고 렛 잇 아웃'(Go Let It Out)과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곡인 '돈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비틀스 노래 '올 유 니드 이즈 유'(All you need is you)를 선사했다. 이어 "이 아름다운 곳에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채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날 부른 21곡 중 오아시스 노래는 7곡이었다.

노엘 갤러거 내한
노엘 갤러거 내한

1991년 결성된 오아시스는 '제2의 비틀스'라는 찬사를 받으며 브릿팝 부흥을 이끌었다. 오아시스가 발표한 정규 앨범 7장 모두 발매와 동시에 영국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전 세계적으로 7천만장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오아시스는 그러나 형제간 불화로 2009년 해체됐다. 말다툼 끝에 동생 리엄이 형의 머리를 향해 자두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엄은 지난해 여름 한국에서 콘서트를 했고, 10월 솔로앨범을 내면서 영국 차트 1위에 올랐다. 노엘은 밴드인 '노엘 갤러거스 하이 플라잉 버즈(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를 결성해 전 세계 투어를 다니고 있다.

노엘은 오는 18∼19일 일본 서머소닉 무대에 선 뒤 프랑스, 영국, 아르헨티나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노엘 갤러거 내한
노엘 갤러거 내한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