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과 사진 찍으면 인싸 등극” 롯데월드 스타로 떠오른 '저승사자'

2018-10-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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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저승사자, 직업 따로 있는 일반인 이효준씨
자비로 자유이용권 끊고 옷도 대여하는 저승사자

'저승사자'라고 하면 영화 '신과 함께' 저승차사들이나 tvN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배우 이동욱 씨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현실 세계 속에서는 또 다른 '저승사자'가 사람들을 몰고 다니며 인기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6일 페이스북 페이지 '롯데월드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게시물 하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롯데월드 회전목마 앞에서 저승사자로 코스프레한 남성이 여성을 한 손으로 번쩍 안아들고 찍은 사진이다.

해당 사진을 제보한 여성은 "막 한 손으로 들어주시고 갈 때마다 하트 뿅뿅 날려주시고 진짜 너무 잘생겼다"라며 "저승사자님 때문에 롯데월드 승승장구 하실 거다"라고 글을 남겼다. 해당 사진은 10월 1일 기준 현재 3만 명 이상 '좋아요'를 기록했다.

'롯데월드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이 '저승사자'를 목격했다며 누군지 알려달라는 제보가 종종 올라온다.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는 댓글도 한 무더기 달린다.

저승사자 차림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이 주인공은 바로 이효준 씨다. 이효준 씨는 자신을 찾는 게시물을 보면 댓글을 달며 팬(?)들과 더 직접적으로 소통하려고 한다. 이효준 씨는 위키트리에 "처음 시작은 3년 전 롯데월드에 놀러가서 '나도 해볼까'하고 한 건데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저승사자 캐릭터를 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옷을 다양하게 입어봤는데 저승사자가 저한테 제일 잘 맞는 것 같았다. 옷 대여해주시는 분도 저한테 저승사자가 잘 어울리다고 추천해주시기도 했다"라며 "가끔 저승사자 옷이 없을 땐 강시 옷을 입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효준 씨가 강시로 분장할 때면 '저승사자' 대신 '롯데월드 강시' 사진이 SNS에 돌곤 한다.

이하 이효준 씨 인스타그램
이하 이효준 씨 인스타그램

이효준 씨는 페이스북에서 화제된 사진을 찍게 된 경위에 대해 "사진 찍어달라고 하신 분을 회전목마 근처에서 만나게 됐다"라며 "원래 회전목마 앞에서 커플 콘셉트로 사진 많이 찍지 않나. 그 여성분이 멋진 사진 하나 찍어달라고 하셔서 순간 생각난 게 안아들고 찍는 거였다. 사진을 찍고 나니까 많이 좋아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이효준 씨는 "처음에는 누가 와서 사진 찍어달라고 하면 설레고 부끄럽기도 하고 솔직히 사심도 조금 있었다. 하지만 3년 째 하니까 그냥 사진 찍는 것 자체에 재미를 붙여서 전혀 사심없이 다닌다"라며 웃었다. 이어 "오해하시는 분이 없게 누가 물어보면 그냥 일반인이라고 말하고 성별, 외모 상관없이 사진 찍어달라는 분들 다 찍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효준 씨 직업은 파티플래너다. 그는 "본업 외에도 마케팅 같은 것도 한다. 예전에는 코스프레도 많이 하고 백업 댄서로 공연도 했다. 누구는 저보고 '관종'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관심받는 걸 즐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 전에 이벤트 회사에 다녔는데 안 좋게 나오게 돼서 그때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당시 기분을 풀기 위해 롯데월드에 놀러와 '저승사자'로 분장했던 경험이 일종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이효준 씨는 순전히 '자기 만족'을 위해 분장을 한다고 밝혔다. "저는 롯데월드도 제 돈으로 자유이용권 끊고 들어가고 옷도 제가 대여한다. 그냥 스트레스 풀러 가는 거다. 그게 이렇게 크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 처음에는 그도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같이 갔지만 사람들과 사진 찍는 데 지장이 있어 지금은 혼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SNS로 제 팬이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언제 언제 와달라고 할 때가 있다. 시험기간 끝날 때나 특별한 날 와달라고 하고 10월 8일도 무슨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와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그날도 갈 생각이다. 최근에 한 분이 제게 감사하게도 (롯데월드) 연간회원권을 보내주셔서 앞으로 자주 갈 것 같다."

이효준 씨는 인터뷰 말미에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며 롯데월드 직원들을 언급했다.

"롯데월드 직원 분들 항상 수고가 많으신데 저 보면 같이 인사라도 나눠주셨으면 좋겠다. 사진을 찍게 되면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서 통로가 막힐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직원 분들이 오셔서 상황을 정리해주셨다. 저도 이제 노하우가 생겨서 공연에 방해가 되지 않게 사람들이 너무 많으면 줄을 세워서 찍기도 하고 자리를 넓은 곳으로 옮긴다. 앞으로 최대한 매너 있게 사진 찍을 테니 잘 부탁드린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